부산 외국인 환자 회복세, 서울·인천 넘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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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팬데믹 전 대비 60% 수준
수도권 비교해 빠르게 회복 중
유치 사업자·해외 거점센터 효과
장기 체류형 환자 등 웰니스 집중

지난해 8월 부산 김해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부산시 관광진흥과, 부산관광공사,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방문위원회 관계자들이 외국인 환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일보DB 지난해 8월 부산 김해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부산시 관광진흥과, 부산관광공사,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방문위원회 관계자들이 외국인 환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일보DB

지난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환자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약 60%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외국인 환자가 가장 많이 찾는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의 회복세보다 빨라 이목을 집중시킨다.


11일 부산경제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환자가 1만 1566명을 기록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1만 9748명의 58.6%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과 비교해 74.4%까지 회복한 경기도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회복률을 보였다. 외국인 환자가 가장 많이 찾는 서울은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45.7%를 회복했고, 팬데믹 이전 부산보다 외국인 환자 수가 더 많았던 인천은 2019년과 비교해 31.8% 수준 회복에 그쳤다. 환자 숫자를 비교해도 지난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환자 숫자는 인천(7905명)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부산의 외국인 환자 방문 수가 빠른 회복을 보이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하나는 팬데믹 기간에도 유치 사업자를 통해 외국인 환자 확보가 꾸준히 이어졌다는 점이다. 외국인 환자 유치 사업자는 보건복지부를 통해 정식으로 허가받아야 활동할 수 있다.

수도권의 경우 외국인 환자 특화 병원이 있거나 주요 대학병원은 직접 국제진료센터를 운영해 유치 사업자가 설 자리가 없다. 하지만 부산은 일부 대형병원을 제외하고는 유치 사업자를 통해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천공항을 통해 환승 없이 방문할 수 있는 수도권에 비해 부산은 불리하지만, 팬데믹 기간에도 유치 사업자와 꾸준히 관계를 유지하며 외국인 의료관광 생태계를 구축해 왔다.

또 다른 이유는 부산경제진흥원이 운영하는 러시아, 중국, 몽골, 베트남에 있는 9개소의 해외 거점센터의 역할이다. 외국인 환자는 부산 입국 전 해외 거점센터에서 사전 원격 상담을 받을 수 있고, 귀국 후 사후 관리까지 받을 수 있다.

대구에 주둔하는 주한미군의 의료 수요가 상시 포함되는 대구를 제외하면 사실상 부산은 서울·경기에 이어 가장 많은 외국인 환자가 찾는 도시가 됐다. 특히, 부산의 경우 성형을 비롯한 미용 관광보다 암, 심장 질환 등 중증 환자의 수요가 더 많아 중증 질병 치료를 위해 가족과 함께 장기 체류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경제진흥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부산을 찾은 외국인 환자 중 가장 많은 숫자가 러시아인으로 15%를 차지했다. 이어 중국과 미국 각 12%, 필리핀이 10%였다. 러시아인의 경우 자국보다 의료 수준이 높고 수도권보다는 의료비가 낮은 편인 부산을 선호한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직접 한국 입국은 어려워졌지만, 제3국을 경유해 부산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부산은 외국인 환자 유치 확대를 위해 다양한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김해공항 내 의료관광 안내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외국인 환자 입국 때 병원이나 호텔로 이동하는 차량 서비스, 10개국 언어를 구사하는 160명의 의료 통역 코디네이터를 양성해 병원과 매칭하는 사업도 한다.

부산경제진흥원 해외의료사업팀 김경희 팀장은 “수도권에 비해 부산의 외국인 환자 유치 환경이 여러모로 불리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유치 사업자를 통해 외국인 의료관광 생태계를 잘 구축한 점이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부산은 특히 암 같은 중증 질환 치료를 받기 위해 찾는 외국인 환자가 많은 만큼 웰니스 의료관광을 특화해 앞으로도 지원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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