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집단폐사' 잇따른 정어리, 올해도 남해안에 떼로 온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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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과원 조사 결과 4월부터 연안 유입 빨라져
2006년 어획량 0→지난해 1만 2000t 늘어
산소 부족에 취약…지난해 연안서 폐사 사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남해안 연안에 정어리 떼 출몰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10월 경남 통영시 한산면 용초도 해안으로 밀려온 정어리 떼 모습. 부산일보DB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남해안 연안에 정어리 떼 출몰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10월 경남 통영시 한산면 용초도 해안으로 밀려온 정어리 떼 모습. 부산일보DB

지난해 부산·경남 연안에서 집단폐사가 잇따랐던 정어리가 올해도 남해안 연안에 대량으로 떼를 지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립수산과학원(수과원)은 최근 어획량이 증가한 정어리 자원의 변동을 예측한 결과 올해도 남해안을 중심으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정어리 떼 유입이 예상된다고 14일 밝혔다. 수과원은 정치망조사, 환경DNA기법, 수산과학조사선의 연속어란채집기, 과학어군탐지기 등 다양한 장비를 활용해 올 3월부터 집중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수과원에 따르면 올 4월부터 정어리가 어획물의 91%를 차지하는 등 높은 점유율을 보이며 연안 어장으로 유입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정어리는 회유성 어종으로 우리나라 남해와 동해, 일본 등 동북아시아 해역에 분포한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6월부터 9월까지 정치망에 어획된 전체 어획물 중 정어리가 적게는 48%, 많게는 86%까지 차지했다.

정어리는 같은 청어목 어종에 속하는 멸치나 청어보다 산소 소비량이 많아 산소 부족에 취약한 어종이다. 어군이 급격하게 모이면 산소가 부족해 폐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어리는 플랑크톤을 주로 섭취하며, 포식자들로부터 최대한 살아남기 위해 거대한 무리를 짓고 이동한다. 수과원은 정어리 무리의 규모가 최대 수km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도 정어리 무리가 급격하게 남해안에 출몰하면서 집단폐사가 잇따르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경남 창원시 마산만 내에서 정어리가 집단폐사하기 시작해 총 202t이 수거됐다. 같은 시기 경남 통영시 한산면 용초도 해안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도 정어리 떼가 출몰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수온의 변화로 온도에 민감한 회유성 어종인 정어리가 연안으로 밀려왔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정어리는 우리나라 연안에서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찾아보기 힘든 어종이었지만, 최근 어획량이 증가하고 있다. 어획 통계에 따르면 지난 50여 년간 우리나라에서 정어리 어획량은 1987년 19만 4000t으로 연간 최대를 기록한 후 급격히 감소해 2006년에는 공식적인 어획량이 기록되지 않을 정도였다. 이후 2011년에 2500t으로 증가하기 시작해, 2017년에는 8100t까지 어획됐고, 지난해는 1만 2000t을 기록했다.

수과원은 이달부터 진해만을 대상으로 계류형 과학어군탐지기 등을 이용해 정어리 어군을 탐지하고, 진해만으로 들어오는 정어리 어군의 규모나 이동시기 등의 정보를 수집할 예정이다.

우동식 수과원장은 “올해도 지난해처럼 남해안 연안에 다량의 정어리 무리가 출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자원 조사를 통해 정어리 자원 변동을 예측하고 관련된 정보를 다각적으로 수집해 어업 현장에 신속하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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