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대선에 러시아·서방 촉각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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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대선 새 정권 탄생 가능성
서방은 ‘친러’ 에르도안에 불만

14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대선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연임하는지에 따라 서방과 러시아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20년 넘게 집권하고 있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선거에서 패배하면 미국과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미소를 지을 테지만, 러시아는 중요한 경제·외교적 협력자를 잃을 수 있다는 불안에 휩싸이게 된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서방은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한 각종 제재를 내놓았지만, 튀르키예는 이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다. 튀르키예는 오히려 대러시아 제재로 가격이 내려간 러시아의 석유와 가스로 경제적 이득을 봤다. 또 러시아에 필요한 수입품을 공급하는 통로 역할을 하며 러시아의 고립을 막았다.

미국과 서방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통치하는 튀르키예가 법치나 언론의 자유와 같은 유럽의 가치와 기준에서도 멀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상당한 군사력을 지닌 튀르키예는 나토 회원국으로 전략적으로도 중요하다. 새 회원국 가입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일원인 까닭에 나토 확장에 혼자 어깃장을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튀르키예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가로막고 있어 나토 동맹들의 불만을 일으키고 있다.

반면 에르도안 대통령의 연임 실패는 곧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실패로 간주될 것으로 보인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튀르키예는 러시아에 없어서는 안 되는 교역 파트너이자 외교적 중재 국가 역할을 해왔다. 러시아와 튀르키예 관계는 우크라이나 전쟁 후 더욱 중요해졌다. 서방 제재에 불참한 튀르키예는 러시아의 투자로 이득을 봤다.

현재 상황을 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경제 위기와 대지진 여파 등으로 정치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는 야당 단일 후보인 공화인민당(CHP)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에르도안 대통령을 살짝 앞서는 것으로 나온다. 연합뉴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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