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테니스 호령 조코비치·나달, 석양 길 접어들었다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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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 로마오픈 8강 탈락…랭킹 1위도 밀려
부상 중인 나달은 ‘안방’ 프랑스오픈 출전도 포기
알카라스·루네·시네르 등 2000년대 생 급부상
조코비치 “새로운 세대 이미 이 자리에 와 있다”

라파엘 나달이 지난 1월 호주오픈 2라운드에서 매켄지 맥도널드(미국)를 상대로 힘겨운 경기를 펼치고 있다. 나달은 이 경기에서 0-3으로 패한 뒤 엉덩이 부상 치료에 전념하며 투어 출전을 중단한 상태다. 스페인 언론은 나달이 이달 말 개막하는 프랑스오픈도 건너뛸 것이라고 보도했다.로이터연합뉴스 라파엘 나달이 지난 1월 호주오픈 2라운드에서 매켄지 맥도널드(미국)를 상대로 힘겨운 경기를 펼치고 있다. 나달은 이 경기에서 0-3으로 패한 뒤 엉덩이 부상 치료에 전념하며 투어 출전을 중단한 상태다. 스페인 언론은 나달이 이달 말 개막하는 프랑스오픈도 건너뛸 것이라고 보도했다.로이터연합뉴스

노바크 조코비치가 1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ATP 투어 마스터스 1000 로마오픈 남자 단식 8강전에서 홀게르 루네(7위·덴마크)를 상대로 경기를 하면서 힘겨운 듯 땀을 훔치고 있다. 조코비치는 루네에게 1-2(2-6 6-4 2-6)로 패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노바크 조코비치가 1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ATP 투어 마스터스 1000 로마오픈 남자 단식 8강전에서 홀게르 루네(7위·덴마크)를 상대로 경기를 하면서 힘겨운 듯 땀을 훔치고 있다. 조코비치는 루네에게 1-2(2-6 6-4 2-6)로 패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남자 테니스를 호령하던 ‘양강’ 조코비치(35)와 나달(36)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둘의 나이가 30대 중반이 되면서 부상이 잦아지고 있다. 올해는 특히 대회 참가 횟수조차 급격히 줄면서 랭킹도 떨어지고 있다.

그랜드슬램 통산 22회 우승이라는 최다승 1위 기록을 공동 보유하고 있는 둘의 자리는 20살 안팎의 신성들이 차지하고 있다.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는 1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ATP 투어 마스터스 1000 로마오픈 남자 단식 8강전에서 홀게르 루네(7위·덴마크)에게 1-2(2-6 6-4 2-6)로 패했다. 대회 2년 연속이자 통산 7회 우승을 꿈꿨던 조코비치의 구상도 물거품이 됐다.

노바크 조코비치가 1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ATP 투어 마스터스 1000 로마오픈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상대 홀게르 루네(7위·덴마크)의 플레이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어 칭찬하고 있다. 조코비치는 루네에게 1-2(2-6 6-4 2-6)로 패했다. AP연합뉴스 노바크 조코비치가 1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ATP 투어 마스터스 1000 로마오픈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상대 홀게르 루네(7위·덴마크)의 플레이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어 칭찬하고 있다. 조코비치는 루네에게 1-2(2-6 6-4 2-6)로 패했다. AP연합뉴스

올 1월 호주에서 열린 애들레이드 1차 대회와 메이저 호주오픈 정상을 차지하며 랭킹 1위에 복귀한 조코비치는 이후 출전한 4개 대회에서 한 번도 결승에 오르지 못하며 확연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조코비치는 다음 주 발표되는 ATP 랭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20·스페인)에게 밀려 2위로 내려앉게 된다.

‘흙신’ 라파엘 나달(스페인)의 사정은 더 딱하다.

노바크 조코비치(왼쪽)가 1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ATP 투어 마스터스 1000 로마오픈 남자 단식 8강전에서 홀게르 루네(7위·덴마크)에게 1-2로 패한 뒤 축하와 격려를 보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노바크 조코비치(왼쪽)가 1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ATP 투어 마스터스 1000 로마오픈 남자 단식 8강전에서 홀게르 루네(7위·덴마크)에게 1-2로 패한 뒤 축하와 격려를 보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월 호주오픈 2회전에서 패한 후 투어 참가를 중단한 나달은 자신의 ‘안방’이나 다름없는 프랑스오픈(롤랑가로스)마저 건너 뛸 것으로 보인다.

나달은 그랜드슬램 우승 22회 중 14번을 프랑스오픈에서 차지할 만큼 유독 클레이코트에 강하다. 엉덩이 부상으로 앞선 대회를 모두 포기하면서까지 프랑스오픈 출전 의지를 가졌던 나달이지만 올해 대회만큼은 뜻대로 되지 않을 전망이다.

스페인 언론 마르카는 17일 “나달이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해 롤랑가로스에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르카는 “나달이 롤랑가로스 출전을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지만 부상을 완치하지 못했다”며 “18일(현지시간) 오후 4시 기자회견을 통해 불참을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나달이 롤랑가로스에 불참하면 랭킹 100위 밖으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ATP 랭킹 포인트 2535점으로 14위에 위치하고 나달은 지난해 롤랑가로스 우승 포인트 2000점과 이번 로마오픈 포인트 90점이 빠져 445점만 남기 때문이다. 445점을 현재 랭킹으로 추산하면 135위에 해당한다.

양강이 흔들리는 틈을 메우는 이들은 2000년 이후 태어난 영건들이다.

현재 ATP 랭킹 톱 10에만 해도 2위 알카라스(다음 주 1위 예약)와 7위 루네(이상 2003년), 얀니크 시네르(8위·2001년), 펠릭스 오제알리아심(10위·2000년) 등 2000년 이후 태어난 선수가 4명이나 포진해 있다.

라파엘 나달이 지난 1월 호주오픈 2라운드에서 매켄지 맥도널드(미국)에게 패한 뒤 낙담한 표정으로 코트를 떠나고 있다. 그는 이달 말 개막 예정인 프랑스오픈 출전도 포기할 전망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라파엘 나달이 지난 1월 호주오픈 2라운드에서 매켄지 맥도널드(미국)에게 패한 뒤 낙담한 표정으로 코트를 떠나고 있다. 그는 이달 말 개막 예정인 프랑스오픈 출전도 포기할 전망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로마오픈 8강에서 루네에게 고배를 마신 조코비치도 이들의 활약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듯한 발언을 했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루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을 요청받자 “내가 루네에게 팁을 좀 달라고 해야겠다. 그는 날 두 번이나 이겼다. 그는 정말 잘하고 있다”라며 찬사를 보냈다.

조코비치는 알카라스에게 1위 자리를 내주는 것에 대해서도 “새로운 세대가 이미 이 자리에 와 있다”며 “새로운 얼굴들이 나타나는 것은 테니스에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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