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와 ‘소통 메뉴얼’까지 만든 부산시교육청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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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교육청, 예산 확보 과정에서 시의회와 잦은 마찰
결국 소통 매뉴얼 자체 제작해 협력 강화 방안 마련

지난해 11월 열린 부산시의회 교육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 모습. 부산일보DB 지난해 11월 열린 부산시의회 교육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 모습. 부산일보DB

부산시의회와 예산 확보 등에서 마찰을 빚어온 부산시교육청이 시의회와 소통·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 소통 창구와 방법을 체계화해 교육 정책을 추진하는데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부산시교육청은 “다음 달 지침 책자 발간을 목표로 시의회와 소통 협력 강화 지침을 마련 중이다”고 18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정책 방향이 결정되지 않은 사항이 시의회에 보고되거나 각기 다른 부서에서 같은 사업을 보고하며 혼선이 생긴 과거 전례를 극복하고자 내부 지침을 만들어 시의회와 소통하기로 했다. 시의회 협력 담당부서인 예산기획과에서 초안을 만들고 지난 15일 실무 정책 추진을 담당하는 5급 사무관들과 함께 지침 관련 의견 수렴을 위한 간담회도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공개된 지침 내용을 살펴보면 시교육청은 시의회 보고사항을 공유사항, 관심사항, 민감사항 등으로 분류해 보고 체계를 세분화하기로 했다. 공유사항은 이미 공개된 정보를 의미하고 관심사항은 확정된 정책, 민감사항은 미확정된 정책을 뜻한다.

공유사항과 관심사항은 예산기획과에서 시의회에 직접 제출하고 민감사항으로 분류된 정책의 경우 교육감, 부교육감과 논의 후 시의회와 소통하는 안이 담겼다. 사안에 따라 담당 부서장과 의회 협력 업무를 맡은 예산기획과장이 업무를 함께 보고하고 의회로 각 부서가 보고한 사안은 의회 협력 담당 부서에서 대장을 만들어 관리하는 실행안도 정의했다.

시의회 예산 심사를 받는 기관 중 의회 대응 지침을 만든 기관은 시교육청이 처음이다. 시교육청은 2021년 시의회 보고 등 지침을 개략적으로 만들었으나 시의회 교육위원회 등에서 정책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라 시의회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지침을 세분화하고 보완해 전 직원에게 배포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시교육청 추경 예산 심의 과정에서 시의회가 시교육청의 소통 부족을 질타했고 교육감과 부교육감이 시의회에 두 차례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하윤수 교육감이 선서를 거부하며 신경전을 벌이는 일도 있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시의회와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으로 교육정책 추진 속도를 올리고 시급한 현안의 경우 시의회 의견도 적극 청취해 교육 정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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