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3연속 동결 무게… 성장률 0.1~0.2%P 낮출 듯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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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
경기 침체·물가 상승 동결 전망
선제 대응 위한 연내 금리 인하론도
경제 성장률 1.5%로 하향 전망

한국은행이 경기침체 우려 등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3번 연속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4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56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비즈니스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경기침체 우려 등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3번 연속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4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56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비즈니스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경기침체 우려 등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3번 연속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 차례 연속 동결을 결정할 경우 2021년 8월 시작된 금리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끝났다는 '종결론'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다만 역대 최대로 벌어진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에 따른 환율·외국인 자금 불안을 감안하면 섣불리 연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은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1일 한은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5일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경우 지난 3월과 4월에 이어 3번 연속으로 현 기준금리를 유지하게 된다.


전문가들이 3연속 동결을 예상하는 가장 중요한 근거는 어두운 경기 상황이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무역수지 적자도 예상보다 오래갈 것 같다"며 "경기가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 침체를 감수하고라도 금리를 올릴 이유는 사라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소비 반등세도 미약하기 때문에 추가 금리 인상이 물가 안정 효과보다는 경기 위축 위험을 더 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최근 국내 물가 상승세가 다소 진정되고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어든 점도 동결 전망의 배경으로 꼽혔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 인플레이션 수준이 조금씩 내려가고 있는데, 이런 경로에 큰 변화가 없다면 한은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위원회 의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토마스 라우바흐 연구 콘퍼런스 대담에서 "(긴축정책으로) 여기까지 온 상황에서 우리는 데이터와 전망을 보면서 신중한 평가를 할 여유가 있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 이후 연준이 다음 달 13∼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의 비율이 33%에서 13%로 크게 감소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3연속 동결할 경우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인하론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하반기에는 경기 우려가 더 커질 텐데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은 이제 끝났다고 봐야 한다"며 "경기 침체에 대한 선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한은도 이르면 8월부터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현재 과도하게 긴축적인 금리를 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공공요금 인상 등에 불안한 물가와 사상 최대 수준의 한미 금리차를 감안하면 한은 입장에서 연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화 약세와 외국인 투자금 유출 가능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역전 폭이 역대 최대 수준까지 확대됐고 역전 상태가 길어질수록 환율과 주가 등에 미칠 영향에 더 주의해야 한다"며 "한은이 연준보다 먼저 낮출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했다.


한편 한은은 같은 날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현재 1.6%에서 0.1∼0.2%포인트(P) 낮춘 1.4∼1.5%를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1.5%는 국내외 기관들 사이에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023년 아시아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5%로 전망했고, IMF도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7%에서 1.5%로 0.2%P 하향 조정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 민간 연구소인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역시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해 1.5%를 제시했다. 한국금융연구원(1.3%),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1.1%), 일부 해외투자은행 등은 올해 한국경제가 1.5% 성장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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