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도 흥행도 여전히 봄날, ‘봄데’ 징크스 깬 거인의 ‘기세’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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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5월에도 확실한 3강 포함
5월 되면 무너지던 예년과 달라
젊은 패기와 베테랑 시너지 효과
사직구장 벌써 3차례 만원 관중
원정도 홈 방불케 하는 응원단
700만 목표 KBO 흥행 이끌어

예년과 확 달라진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가 봄이 끝나가는 5월 말에도 선두 경쟁을 이어 가고 있다. 롯데가 좋은 성적을 내자 KBO 리그 역시 흥행하고 있다. 지난 20일 2만 2990명의 만원 관중이 들어찬 부산 사직구장. 롯데 자이언츠 제공 예년과 확 달라진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가 봄이 끝나가는 5월 말에도 선두 경쟁을 이어 가고 있다. 롯데가 좋은 성적을 내자 KBO 리그 역시 흥행하고 있다. 지난 20일 2만 2990명의 만원 관중이 들어찬 부산 사직구장. 롯데 자이언츠 제공

확 달라진 롯데가 ‘봄데’라는 오명을 벗고 ‘톱데’로 거듭나고 있다.

2023시즌의 롯데 자이언츠는 더 이상 시범경기와 개막 후 한두 달만 반짝하던 ‘봄데’가 아니다. 한층 탄탄해진 전력과 다양한 작전 야구로 올 시즌 리그 1위 ‘톱데’로의 도약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롯데의 활약에 부산 사직구장은 물론 롯데 선수단이 향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팬이 몰려든다. 롯데의 흥행에 한국프로야구 KBO 리그는 2019년 이후 4년 만에 ‘연간 관중 700만 명’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는 올 시즌 SSG 랜더스, LG 트윈스와 함께 ‘3강 체제’를 구축했다. 롯데는 시즌 전체 144경기 중 4분의 1인 36경기를 치른 22일 현재 22승 14패(승률 0.611)로 단독 3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20일~지난 3일에는 9연승을 거두며 리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롯데는 이후로도 SSG, LG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1위 쟁탈전에 참전하고 있다.

올해 롯데 야구의 ‘기세’는 남다르다. 4월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다 5월 들어 순위가 하락하던 예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롯데와 KBO 집계에 따르면 롯데는 지난해에는 개막 이후 5월 셋째 주까지 22승 20패(승률 0.524)로 6위에 자리했다. 5월 초순까지 2위를 기록하다 미끄러진 결과였다. 롯데는 이후 뜨거웠던 4월의 기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2021년 역시 4월에는 10승 13패로 5위를 유지했지만, 이후 연패를 거듭해 5월 셋째 주에는 9위, 10위로 내려앉았다. 이 같은 흐름은 2019년과 코로나19로 개막이 늦었던 2020년에도 엇비슷했다. 롯데 팬들은 4월에 달아오른 롯데의 활약에 큰 응원을 보냈지만, 5월 들어 약해지는 기세에 ‘봄데’를 실감하곤 했다.

하지만 올 시즌 롯데는 패기 넘치는 젊은 선수와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선수가 시너지 효과를 내며 쉽게 지지 않는 야구를 선보이고 있다. 이에 호응해 롯데 팬들은 뒤지고 있는 경기에서도 마지막까지 희망을 내려놓지 않고 목이 터져라 응원을 펼치고 있다.

롯데의 도약은 KBO 리그 흥행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사직구장은 물론 롯데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마다 전국 각지에서 팬이 몰려들고 있다. 롯데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린 지난 12~14일 경기도 수원시의 KT 위즈 파크에는 수도권의 롯데 팬이 원정 응원석을 가득 메웠다. 롯데 선수들은 “워낙 많은 롯데 팬이 응원해서 원정 경기인지 모를 정도였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 중계 방송사 역시 홈 팀 KT 응원단 대신 원정 팀인 롯데 팬의 열띤 응원을 화면에 더 자주 담았다.

롯데의 활약에 힘입어 KBO 리그의 올 시즌 관중 700만 명 시대 복귀가 확실시된다. KBO는 지난 20일 올 시즌 총 관중 수가 2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100만 명 관중을 달성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KBO 리그 관중 수는 2019년 728만 6008명을 기록한 이후 700만 명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KBO 리그 총 관중 수는 607만 명 수준에 그쳤다.

이 같은 관중 증가세는 코로나19 확산 시기였던 2020~22년 세 시즌을 제외하고 역대 다섯 번째로 빠른 흐름이다. 롯데는 올 시즌 이미 세 차례 만원 관중(2만 2990명) 경기를 달성했다. 롯데의 나비 효과에 다른 구단 관중 수 역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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