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역대 최대 코스피 순매수… '전차군단' 16조 쓸어 담아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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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쓸어담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5개월간 외국인의 삼성전자 주식 순매수 규모는 9조 7806억 원에 달한다. 이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서 12조 3674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순매수의 90%가 삼성전자에 집중된 셈이다.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10조 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한 종목을 사들인 것은 한국거래소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 주식 대량 매수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바닥에서 개선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된 덕분으로 풀이된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깜짝 실적을 공개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확산한 것도 동력으로 작용했다. 중국 정부가 자국 내 마이크론 제품 판매를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하면서 단기적으로 중국 내에서 한국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6일 7만 300원에 마쳐 지난해 3월 29일(7만 200원) 이후 처음으로 종기 기준 ‘7만 전자’로 복귀했다. 외국인이 이 기간 SK하이닉스 주식 1조 1075억 원어치를 사들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하이닉스도 이날(26일) 장중 11만 5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SK하이닉스 역시 장중 고가 기준 11만 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해 5월 25일(11만 원) 이후 처음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올해 목표주가를 각각 9만 5000원과 12만 7000원으로 올렸다.



반도체주가 코스피 주도권을 회복하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도 힘을 얻는 분위기다. 실제 코스피는 26일 기준 2558.81로 일주일 전(2537.79)보다 0.82% 올랐다. 외국인은 일주일간 코스피 주식을 1조 475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 자금 유입에 힘입어 코스피는 지난 15일부터 23일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했는데 이 역시 반도체의 힘으로 비친다.

외국인은 해당 기간 현대차(순매수 1조 2611억 원)·기아(5469억 원)에도 집중 투자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1분기에 합산 기준 6조 5000억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지난 11일 장중 각각 21만 1500원, 9만 1900원으로 나란히 최고가를 새로 썼다. 메리츠증권은 현대차 목표주가로 35만 원을 제시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의 주식 순매수로 올 들어 외국인의 5개월간 전기전자·운수장비 순매수 규모는 코스피 전체보다 많은 16조 4462억 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업종별로 전기전자와 운수장비, 금융, 보험 등을 사들였으나 철강 금속, 의료정밀, 화학, 통신 등은 내다 팔았다. 업종별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전기전자 종목이 12조 9662억 원으로 압도적으로 컸다. 다음으로 운수장비업종 3조 4800억 원, 금융업 9377억 원, 보험업 7427억 원, 기계 5232억 원 순이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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