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접경지서 대규모 군사작전”… 대반격 서막?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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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네츠크주 남부 집중 타격,
방어선 돌파 임무 성공 못 해”
동남부 전선서 산발적 공세
나토서 훈련 탱크 부대 선봉

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에서 험비 군용 차량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접경지 인근 도로를 달리고 있다(위).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이날 하르키우의 러시아 접경지 인근에서 작전 준비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에서 험비 군용 차량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접경지 인근 도로를 달리고 있다(위).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이날 하르키우의 러시아 접경지 인근에서 작전 준비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러시아 방어선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이 군사작전이 그동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공언해온 대반격의 서막이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5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남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전날인 4일 2개 전차 대대와 6개 기계화 대대를 동원해 공격을 펼쳤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적(우크라이나)의 목적은 그들이 생각하기에 가장 취약한 구역에서 방어선을 돌파하려는 것”이라며 “적은 그런 임무를 달성하지 못했고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 병사 약 250명을 사살하고 전차 16대와 보병전투차 3대, 장갑차 21대를 파괴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매체인 리아 노보스티통신은 드론으로 촬영한 듯한 영상을 홈페이지에 싣기도 했다. 영상에는 전차나 장갑차 등으로 보이는 차량들에서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오거나 폭발하는 모습이 담겼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공세를 격퇴할 당시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이 해당 방면 전방지휘소 중 한 곳에 머물고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주에서도 5일(현지 시간) 드론 공격으로 에너지 시설에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드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에너지 시설 중 한 곳에 불이 났다. 초동 조사 결과는 드론이 떨어뜨린 폭발물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벨고로드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 병참 거점으로 활용돼 왔다. 이 지역은 지난해 우크라이나군 소속 헬기나 특수부대로 추정되는 병력에 의해 몇 차례 공격받은 적이 있고, 최근에는 친우크라이나 성향 러시아 민병대의 급습을 받기도 했다.

또 우크라이나군은 동부와 남부 전선 곳곳에서 산발적 공세를 펼치는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육군 총사령관은 최근 우크라이나군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루한스크주의 소도시 스바토베 방면으로 400m가량 진격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발표와 대반격 여부에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대반격 시점이 임박했음을 예고해 이번 군사작전이 대반격의 서막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3일 자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대한 대반격 작전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며 “우리가 성공할 것이라고 강력히 믿는다”고 말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선 대반격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지휘관과 장병 10여 명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했다.

한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겨냥한 대반격의 선봉에는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기지에서 훈련받은 우크라이나군 탱크 부대가 설 것으로 예측된다. WP는 “수개월간 훈련을 거쳐 서방의 무기와 서방의 노하우로 무장한 부대들이 싸움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독일 나토 기지에서 훈련받은 우크라이나군 제47기계화여단은 미국산 브래들리 장갑차 등 서방 동맹국들이 제공한 무기체계를 갖춘 상태로 돌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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