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즐거운 ‘구강보건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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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부산광역시 치과의사회 보험이사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둘째 딸이 평소와 다르게 새벽부터 일어나서 부지런히 학교에 갈 채비를 한다. 어느새 준비를 끝낸 아이는 학교에 가려면 몇 초를 세어야 하느냐며, 잠을 더 자고 싶어 이불 속에서 게으름을 부리는 나를 깨우며 몇 번을 물어본다. “1시간은 족히 남았으니, 3600까지 세어 봐.” 딸은 안방에서 나가더니 금세 돌아와서 지금 학교에 가면 안 되느냐며 다시 물어본다. “지금은 친구들도 선생님도 아무도 안 계셔서, 혼자 학교에 가면 무서울 텐데 괜찮겠냐”고 하니 그건 무서운지 다시 체육복 옷매무새를 살펴보는 딸아이의 모습이 귀엽다.

지난해 언니를 따라 처음으로 가 본 운동회가 매우 재미있어 보였나 보다. 초등학교 입학식에서 운동회가 제일 기다려진다더니 아니나 다를까 운동회 당일은 아침부터 들떠서 호들갑이다. 아이에게는 운동회가 즐거운 축제임이 틀림없다.

세계보건기구(WHO)가 5월 5일 코로나19에 대해 내려졌던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해제를 선언했고, 5월 11일에는 우리나라도 3년 4개월의 길고 길었던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축소되거나 취소됐던 많은 행사가 진행될 것이다. 치과계의 가장 큰 행사인 6월 9일 ‘구강보건의 날’ 기념행사도 그동안 위축된 의미를 되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구강보건의 날 기념행사의 하나로 부산광역시 치과의사회가 부산광역시교육청, 부산대학교 치과대학·치의학전문대학원과 함께 준비하는 제65회 부산 건치아동 선발대회는 기존의 건치아동 선발에서 진일보한 행사다. 초등학교 5·6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구강건강 지식과 구강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부산 대표 건치 아동을 선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회 당일에는 참석자 전원이 흥미진진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OX 퀴즈, 정밀구강검진, 구강보건 공연, UCC 시청, 치과계 직업 소개, 구강 보건 교육, 전문 마술 공연 등이 준비돼 있다.

예전의 건치아동 선발이 충치가 몇 개 있고 치열이 어떤가 등으로 평가하는 행사였다면, 올해 새롭게 시작한 건치아동 선발대회는 단순한 정보 전달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고, 어린 학생들에게는 치과와 정서적 친밀도를 형성하며, 아이들과 치과계가 함께 어울리는 축제의 한마당을 만들고자 한다. 단순히 아픈 치아를 치료하기 위해 찾는 곳이 아니라 나의 구강 생활 습관을 알기 위해 찾는 곳, 내 생활의 일부가 될 수 있는 친밀한 곳으로 변모하려는 치과계 노력의 일환이다. 구강보건의 날을 맞이해 보여 주기식의 행사만 하는 기념일을 넘어서 실질적으로 환자와 보호자와 치과의사와의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화합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우리 아이들이 운동회와 소풍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는 것처럼, 구강보건의 날도 모든 국민이 즐겁게 기다리는 축제의 한마당이 되면 좋겠다.

박용진 부산광역시 치과의사회 보험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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