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블루푸드, 식량·기후 위기의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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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광식 전 국립수산과학원 수산생명과학본부장

 우리 인류가 직면한 큰 위기는 급격한 인구 증가와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인한 지구 온난화와 빈곤이다. 유엔 인구국(UNPD)에 따르면 2011년에 70억 명을 넘은 지 11년 만에 지구촌 인구는 2022년 11월 14일 80억 명을 넘었다고 공표했다.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빈국과 개발도상국에서 인구 증가가 뚜렷했다. 이러한 인구의 증가는 노동력 인구가 증가하고 소비가 활발해짐에 따라 경제 발전이 진행될 것이나, 다른 한편으로는 식량·물·에너지 등 생활 필수 자원의 부족 현상을 초래할 개연성이 크다.

 2021년 9월 유엔 총회에서 유엔 식량 시스템 정상회담이 열렸고, 기후 변화로 인한 홍수·가뭄 등의 자연 재해와 급격한 인구 증가 등으로 전 세계에서 8억 명 가까이 추정되는 기아 인구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식량 생산 시스템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의하면 지금과 같은 식량 생산 시스템으론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34%에 달하게 되며, 이 중 71%가 농업과 토지 이용 변경 등으로 배출된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먹거리 생산의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 최근 기후 변화로 밀, 쌀, 감자 등 농산물의 안정적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에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는 일이다.

 앞으로의 식량 생산의 방향은 경작지를 더 늘리지 않고,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며, 온실가스 배출 증가를 줄일 수 있어야 한다. 이 같은 인식의 변화에 따라 양식과 자연산 수산물로 만든 식품을 가리키는 ‘블루푸드’(Blue Food)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수산물은 환경오염 가능성이 낮고 농축산물 식품보다 비교적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지속 가능한 식품이라는 점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 이르러 해조류는 건강식품으로서 새로운 각광을 받고 있으며, 심지어 장차 예측되는 에너지 위기, 또는 식량 위기에 대체될 수 있는 자원으로서 그 중요성이 새로이 인식되고 있다. 과거에 해조류(Sea weed)라고 하면 아무 쓸모없는 잡초로 인식하고 있었던 미국을 비롯한 유럽 여러 나라에서도 ‘바다 채소’(Sea Vegetable)로 개칭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그만큼 해조류의 자연식 또는 건강식으로서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특히 건강식품으로 한국인이 많이 먹는 미역과 다시마 등 갈조류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등 지구 건강에도 크게 기여한다.

 이미 오래 전부터 수산 자원 감소와 연안 각국의 규제에 따른 어장 축소로 연근해는 물론 원양어업의 미래까지 불투명한 게 현실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일찍이 40여 년 전 수산 양식을 세계 식량 문제를 해결할 후보로 꼽았으며, 2003년 8월 영국의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기획특집으로 수산 양식업을 농업 분야의 녹색 혁명에 비유하며 ‘청색 혁명’으로 규정했다. 이코노미스트는 “2030년쯤이면 인류가 섭취하는 수산 식품의 대부분이 양식으로 충당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20년 기준 세계 수산물 생산량은 2억 1000여 만t으로 이 중 양식 생산량이 57%를 차지하고 있다. 식량 문제와 기후 위기의 해법은 지속 가능한 블루푸드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세계 주요 양식 선진국들은 온실가스 배출 저감과 미래 식량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일찍이 정보통신기술(ICT)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양식을 추진해 오고 있다. 우리도 양식 산업에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해 자동화·자본집약적 지식 산업으로 발 빠르게 재편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 외에도 식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데에도 온실가스가 많이 배출되며, 이를 줄일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식품이 바로 블루푸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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