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카호우카 댐 붕괴 ‘물바다’… 전쟁에 홍수까지 “이재민 4만 명”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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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만 명 식수난 직면”
기름 유출 등 환경 피해도
젤렌스키 “러시아가 배후”

우크라이나 남부 카호우카 댐이 파괴된 뒤 물에 잠긴 헤르손주 마을의 위성 사진을 7일(현지 시간) 미국 상업위성업체 맥사가 공개했다. 검은 부분이 물에 잠긴 지역이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남부 카호우카 댐이 파괴된 뒤 물에 잠긴 헤르손주 마을의 위성 사진을 7일(현지 시간) 미국 상업위성업체 맥사가 공개했다. 검은 부분이 물에 잠긴 지역이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노바 카호우카 댐이 파괴된 지 이틀째인 7일(현지 시간) 이재민이 4만여 명에 달하고 수십만 명이 식수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댐 붕괴로 인한 피해가 시간이 갈수록 확산되자 국제 사회도 댐 붕괴 사고에 적극 대응하고 나섰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댐 붕괴로 약 4만 1000명이 홍수 위험에 처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수십만 명이 식수난을 겪고 있다”며 주민 대피와 함께 식수 공급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숨진 사람은 아직 보고되지 않고 있다.

수해가 난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소지품이나 반려동물을 지니고 무릎까지 차오른 물을 헤치며 힘겹게 대피하고 있다고 영국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안드리 코스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집과 기반 시설은 파괴됐으며 땅은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망가졌고 많은 지역에서 물 공급에 차질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일대 마을이 물에 완전히 잠긴 모습이 위성사진을 통해 드러났다. 7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 상업위성업체 맥사의 위성사진을 통해 카호우카 댐의 파괴로 최대 100개 정착지가 홍수에 노출됐다고 보도했다. 집과 건물은 지붕만 남긴 채 물속에 잠겼고 공원과 토지, 사회 기반 시설과 농장까지도 물에 잠겼다. 드니프로강 하류 연안 도시 노바카홉카에서는 댐 붕괴로 인한 홍수로 선박들이 물에 떠내려간 모습이 위성사진으로 확인됐다.

댐 붕괴로 인한 환경 피해도 상당하다. 수력발전소가 파괴될 때 터빈실에 있던 150t의 기계유가 유출돼 환경 오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 우크라이나 농업부는 수십만 에이커의 농장에 물 공급이 끊겨 이르면 내년에 가장 생산적인 곡창지대 일부가 사막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댐 붕괴로 ‘대재앙’을 맞은 우크라이나를 위해 국제 사회도 인도적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날 ‘EU 시민보호기구’를 통해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선다며 독일, 오스트리아, 리투아니아가 첫 번째 인도적 물품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유엔 기구인 국제이주기구(IOM)도 이날 긴급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카호우카 댐 파괴의 배후는 러시아가 분명하다”고 독일 매체인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우리가 대반격을 그쪽으로 개시하는 데 대해 두려워하고 있다”며 “그들은 전투에서 질 것을 알고 있고, 이 일대 우리 영토의 수복을 오래 끌어 어렵게 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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