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해킹 부대 통해 암호화폐 3조 8800억 훔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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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 정도 핵무기 개발 사용
"현대판 해적 국가처럼 습격"

북한이 최근 5년간 해킹 부대를 동원해 훔친 암호화폐가 3조 8800억 원에 달하며 이 중 절반 정도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 자금에 사용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 시간) 미 당국자와 블록체인 전문가 등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북한이 2018년부터 대대적 암호화폐 공격을 시작한 이래 5년간 디지털 절도로 30억 달러(3조 8800억 원) 이상을 끌어 모았다는 것이다.

특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앤 뉴버거 사이버·신기술 담당 부보좌관은 이 자금의 50% 정도가 핵개발을 포함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북한의 암호화폐 공격이 세계 각국의 암호화폐 거점을 상대로 기승을 부렸으며, 이에 따라 대규모 강탈이 속출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 같은 행보는 지난해 42차례 이상 미사일 발사를 시도했거나 성공한 것과 맞물려 있다고 미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 마틴 비확산 연구센터는 분석했다.

특히 미 당국자들은 북한이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IT 인력 수천 명을 ‘그림자 부대’로 운용 중이며, 이들은 한해 많게는 30만 달러(3억 8000만 원) 이상을 벌어들인다고 추정했다. 북한의 해킹 부대원은 캐나다 IT 인력이나 일본의 블록체인 개발 프리랜서 등으로 위장한다고 WSJ은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북한에 6억 달러 이상을 털린 블록체인 게임 업체 ‘스카이 메이비스’ 사례에 WSJ은 주목했다. 이 회사의 한 엔지니어는 구인구직 SNS의 한 채용 담당자로부터 스카우트 제안을 받았는데, 알고 보니 이 채용 담당자가 북한의 사이버 공격 부대원이었다는 것이다. 이 채용 담당자가 보낸 이메일에는 악성 코드인 ‘트로이 목마’가 숨겨져 있었으며, 이 때문에 회사 전체가 해킹을 당해 북한이 암호화폐를 훔쳐 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들은 배우를 고용해 대신 구직 면접을 보도록 하기도 한다고 수사관들은 설명했다.

2년 전부터는 북한과 연계된 해커들이 랜섬웨어로 미국 병원을 공격하기 시작했으며, 병원 파일을 열지 못하도록 잠가놓고는 돈을 요구하는 수법을 썼다고 미 당국자들은 전했다. 블록체인 추적 업체인 TRM랩스 관계자는 “마치 현대판 해적 국가 같다”면서 “그들은 저기서 습격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처럼 디지털 ‘은행털이’ 부대를 개발하기 시작한 배경에는 국제 사회 제재를 피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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