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공천 대가 금품 수수’ 수사… 황보승희 “전 남편 일방 주장”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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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수수·청탁금지 위반 조사
후원회 거치지 않은 자금 ‘촉각’
모 기업인과 거래 적절성도 수사
황보 의원 “사실무근, 깊은 유감”
가정폭력 피해 사진 SNS 공개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에 이어 당내 조사까지 받게 된 국민의힘 황보승희(사진·부산 중영도) 의원이 자신의 무고함을 재차 강조했다. 황보 의원의 주요 혐의 내용은 좀더 구체적으로 알려지고 있는 반면, 황보 의원은 사건 주요 제보자인 남편으로부터 가정 폭력까지 당했다는 폭로까지 하며 음해성 정치 공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15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정치자금 부정수수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황보 의원을 조사하고 있으며, 특히 황보 의원의 전 남편 A 씨가 전달한 장부 사진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A 씨가 전달한 명부 기록에는 지역 정치인 등 수십 명의 이름과 전달 금액으로 보이는 숫자들이 기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총선 직후 명부 사진을 찍어두었고, 명부에 적힌 인사들의 수행원으로부터 받아 황보 의원에게 전달하기도 했다는 등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후원회를 거치지 않고 전달된 돈이 있을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 가능성이 크다. A 씨는 황보 의원과 2021년 이혼했다.

황보 의원은 지역 기업인 B 씨로부터 직원 명의의 신용카드를 받아 쓰고, 차량·아파트 등을 부적절하게 제공 받았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B 씨 회사의 계좌 등을 압수수색해 두 사람 사이에 오간 거래의 적정성을 살피고 있다. B 씨는 황보 의원이 이혼하기 전후로 연인 관계였다.

황보 의원 측은 A 씨가 전달한 명부 기록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황보 의원에게 반감이 큰 A 씨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것이다. 국민의힘 중·영도구청장과 시·구의원 등은 15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2020년 총선,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로부터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B 씨로부터 부정한 금품과 편의를 제공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황보 의원과 B 씨는 당시 ‘사실혼’ 관계였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경찰 조사에서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수한 관계에 따른 것으로, 일부 제공된 편의에 대해선 황보 의원이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 문제의 소지가 없다는 것이다. 향후 두 사람의 관계가 사실혼 관계로 볼 수 있느냐, 제공된 편의가 사적 범위를 넘어 정치 행위에도 도움을 줬는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B 씨가 황보 의원실의 관용차를 타고 의원회관을 오갔고, 보좌진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15일 황보 의원은 일련의 의혹과 관련해 “저에게 복수하려는 전 남편의 일방적 주장”이라며 가정폭력 피해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이어 자녀와 지역주민에게 피해가 되지 않기 위해 A 씨와의 일을 공개하는 걸 참아왔다고 밝힌 뒤 “저는 가정폭력의 피해자”라고 덧붙였다.

A 씨가 황보 의원은 물론 어린 자녀, 황보 의원의 모친 등에게 폭력을 행사했고, 오래전부터 이혼을 결심했으나 실행하지 못했다는 게 황보 의원의 설명이다. SNS 글 말미에 황보 의원은 “일방적 주장만을 토대로 경찰은 1년 넘게 수사하고 있고 그 사람의 진술이 마치 사실인 양 보도된다”며 “무한반복의 괴롭힘에서 제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황보승희 의원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반성부터 해야 한다”며 “공적인 영역을 개인사로 덮으려 하지 마라”고 비판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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