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신상 공개 확대 특별법 제정 추진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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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아동 성범죄·묻지마 폭력 등
기소 후 피고인 포함… 사각 해소
소송 중 피해자 보호 규정도 마련

12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고등법원에서 열린 '부산 돌려차기 사건' 항소심에서 피해자가 인터뷰를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12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고등법원에서 열린 '부산 돌려차기 사건' 항소심에서 피해자가 인터뷰를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 서면 한복판에서 귀가하던 여성에게 무차별 폭행과 성범죄를 시도했던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부산일보 5월 3일 자 1면 등 보도)을 계기로 정부와 여당이 특별법을 통해 신상 공개를 확대 추진키로 했다. 아동 성범죄나 여성 상대 묻지마 폭력을 저지른 가해자들로 신상 공개 범위가 대폭 넓혀질 전망이다.

당정은 18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중대 범죄자 신상 공개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당정은 최근 발생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 또래 살인사건 등 흉악범죄의 심각성을 엄중히 인식하고 중대 범죄자에 대한 신상 공개를 확대하는 특별법 제정을 신속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정은 특별법에서 내란·외환·테러·조직폭력·마약 등 중대범죄,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높은 아동 대상 성범죄, 여성 등 불특정인이 피해자가 되기 쉬운 묻지마 폭력 등의 범죄자들도 신상정보 공개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현재 ‘피의자’로 한정된 신상정보 공개 대상은 ‘기소 이후 피고인’으로 확대한다. 신상 공개 실효성 확보를 위해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된 범죄자는 결정일 30일 이내 모습을 공개하고, 수사기관이 범죄자의 현재 얼굴을 촬영할 수 있도록 이른바 ‘머그샷’에 대한 근거 규정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당정은 ‘속도전’을 위해 의원입법 형식으로 법안 제정을 추진키로 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당은 흉악범죄와 보복범죄에 대한 국민적 불안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법제도 개선과 별도로 보복·흉악 범죄에 대한 피해자 보호 및 처벌 강화 방안을 추진할 것을 요청했고, 정부는 이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이날 특정강력범죄 처벌특례법,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민사소송법 개정안 등 ‘돌려차기 방지 3법’을 대표로 발의했다. 신상 공개 대상을 피의자에서 피고인으로 확대하고, 여성·청소년 대상 강력범죄에 대해 신상 공개가 가능토록 한 법안이다. 간접적으로 보복을 시사하는 등의 행위를 처벌할 수 있도록 근거 규정도 신설한다.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는 구치소에서 피해자에게 보복 범죄를 다짐했지만 직접적인 협박이 아닌 이상 현행법으로는 마땅한 제지 수단이 없어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수사 단계에서 피해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법안을 조만간 발의할 계획이다.

돌려차기 피해 여성은 “언론에 알려지지 않은 강력 범죄 사건의 피해자들도 구제 받을 수 있도록 ‘회복적 사법’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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