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겸 울산시장, 250억짜리 기업인 조형물 건립, 전격 철회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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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의 훼손·창업가 이미지 손상 우려” 설명

김두겸 울산시장이 19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업인 조형물 건립 사업과 관련해 회견을 열고 “조례 입법과 예산편성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논란으로 오히려 진의가 훼손되고 창업가에 대한 이미지 손상이 우려된다”며 사업 철회 의사를 밝히고 있다. 울산시 제공 김두겸 울산시장이 19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업인 조형물 건립 사업과 관련해 회견을 열고 “조례 입법과 예산편성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논란으로 오히려 진의가 훼손되고 창업가에 대한 이미지 손상이 우려된다”며 사업 철회 의사를 밝히고 있다. 울산시 제공

속보=울산시가 최근 적정성 논란을 빚은 250억 원짜리 기업인 조형물(흉상) 건립 사업(부산일보 지난달 29일 자 6면 보도 등)을 전면 철회하기로 했다. 울산시의 소통 부재로 인한 설익은 정책 발표가 지역사회의 갈등과 행정력 낭비만 초래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19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회견을 열고 “숙고 끝에 ‘위대한 기업인 조형물 건립 사업’을 전격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 시장의 이 같은 발표는 이날 오전 울산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지난 15일 상임위원회에서 삭감된 조형물 설치 예산 200억 원을 모두 부활시킨 직후 나온 것이어서 묘한 엇박자를 보였다. 시의회가 심의·의결한 울산시 요청 사업을 거꾸로 집행기관 수장이 철회하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 시장은 철회 이유에 대해 “조례 입법과 예산 편성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논란으로 정중히 예를 다해 모셔야 할 분들인데도 이미 그 진의가 훼손되고, 오히려 창업가에 대한 이미지 손상이 우려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형물 설치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높인 일부 시민단체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김 시장은 “기업인 기념사업은 울산만이 할 수 있는 소중한 역사적·사회적 자산임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 안타깝다”며 “일부 시민단체가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는데, 시민단체에 허락받고 공론화를 거치는 것이 절차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 대의 기관인 울산시의회를 거쳐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올바른 절차”라며 “마치 일부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전 시민을 대표하는 것처럼 몰아가는 것도 온당치 않다”고 항변했다.

이 사업은 울산 관문인 KTX 울산역과 울산~언양고속도로 인근 야산을 구입해 높이 30~40m 규모 울산 대표 기업인 흉상을 만들어 기업가 정신을 기념한다는 내용이다. 조형물을 세우는 기단을 포함하면 최대 60m 크기로 만들어질 예정이었다. ‘울산판 큰바위 얼굴’을 만들어 기업 투자를 끌어내겠다는 취지에서다. 이를 두고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시대정신에 맞지 않는다”, “예산이 과다하다”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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