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 빈대인 회장, 사실상 긴축 경영 선언… "지역 공헌은 확대"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취임 100일 앞둔 기자 간담회
부동산PF 따른 수익 악화 전망
“부산-경남 전산망 통합 돌파구
금융당국도 공감하는 분위기"
지역 상생 금융 역할 재강조

BNK금융지주 빈대인 회장은 19일 지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긴축 경영을 선언했다. BNK금융지주 제공 BNK금융지주 빈대인 회장은 19일 지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긴축 경영을 선언했다. BNK금융지주 제공

BNK금융지주 빈대인 회장은 19일 “부동산 시장 경색으로 인한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발생, 충당금 확대 등의 영향으로 올해 예상 실적은 당초 목표보다 축소될 것”이라며 사실상 긴축 경영 돌입을 선언했다. 다만 지역 사회에 대한 공헌 사업은 이전보다 확대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빈 회장은 취임 100일을 5일 앞둔 이날 부산 남구 부산은행 본점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그룹 계열사 경영 상황을 점검한 결과 2분기 성과가 기존 계획에 미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위기 대응까지는 아니지만 긴축 경영은 불가피할 것 같다”고 전했다.

빈 회장은 최근 지주가 1분기 실적이 전년보다 감소한 3곳의 계열사 가운데 BNK투자증권을 상대로 경영 점검을 실시한 결과를 언급하며 “부동산 사업 관련 브리지론과 중, 후순위 채권이 많은 사업장이 많아 자금 회수를 못 할 가능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리스크에 대응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브리지론은 시행사가 사업 초기 토지 구입을 위해 받는 고금리 단기 대출, 중·후순위 대출 채무불이행 발생 시 우선으로 변제받기 힘든 상품으로 부동산 대출 가운데서도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분류된다.

빈 회장은 이 같은 경영 상황에도 “커버(대응) 못 할 정도는 아니다”고 강조하며 “조직 전반에 긴장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긴축 경영 방안에 대해선 “확정된 바 없다”면서도 판관비 등 소규모 비용부터 절감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일각에서는 BNK부산은행, BNK경남은행 전산망 통합이 비상 경영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행법에 따라 별도 법인인 두 은행은 고객 정보 교류가 불가한데, 이에 따른 매년 고정 지출 비용에 약 2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NK 관계자에 따르면, 통합에 따른 단순 비용 절감은 절반에 달할 것으로 본다.

이와 관련, 빈 회장은 “현재 대내외 금융 환경으로 긴축 경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전산망 통합이 이뤄질 경우 여력이 생길 수 있는 공간은 충분하지 않겠나”라며 “금융감독원 측에 수시로 이같은 상황을 전달하고 있고 당국에서도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열사 은행 전산 통합으로 인한 비용 절감분은 전액 지역 상생 사업에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빈 회장은 이날 BNK그룹의 다소 어두운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시종 부산, 울산, 경남 대표 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은 마다하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빈 회장은 “지역 사회는 우리 그룹 터전으로 BNK가 지역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생금융 방안을 발굴하고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가며 수익을 지역에 환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5년간(2017년~2021년) 그룹 당기순이익 11.5%에 달하는 3600억여 원을 지역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에 투입해 취약계층 지원,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 현안 지원 등 나서고 있다는 게 BNK지주 측 설명이다.

그러면서 현재 지원 중인 지역 내 청년 자영업자와 예비창업자들의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위한 금융지원과 경영컨설팅 외에도 지역 최대 현안인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지역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자금난 해소 등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뒷받침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