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사생활 논란 황보승희, 결국 탈당·불출마 선언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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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문 내고 “결자해지하겠다”
‘김형오 키즈’로 국회 깜짝 입성
금품 수수 의혹·가정사로 무너져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이 19일 입장문을 내고 결국 탈당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이 19일 입장문을 내고 결국 탈당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연합뉴스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과 사생활 논란에 휩싸인 국민의힘 황보승희(부산 중영도) 의원이 19일 결국 탈당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황보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최근 가정사와 경찰 수사 건으로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오늘부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22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국회의원직을 내려놔야 마땅하지만, 저를 믿고 뽑아준 지역 주민께 마지막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국민께서 넓은 혜량으로 보듬어 주길 간곡히 부탁 드린다”며 의원직 사퇴 요구는 거부했다. 그러면서 “말 못할 가정사와 경찰 수사는 결자해지하고, 국민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명예회복 의지도 보였다.

황보 의원은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정치권 인사들에게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 배우자가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 회장 A 씨와 ‘사실혼’ 관계를 이어온 데 대한 논란, A 씨의 관용차·보좌진·사무실 경비 사적 이용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야당은 물론 당내에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확산됐다. 이에 당무감사위원회가 직권 조사에 나섰고 당 지도부가 정치적 부담을 언급하며 사실상 거취를 압박하는 분위기까지 형성되자 결국 탈당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황보 의원이 탈당하면서 이번 의혹에 대한 당 차원의 조사와 징계는 이뤄지지 않게 됐다.

영도 출신인 황보 의원은 대학 시절인 1999년 당시 한나라당 김형오 의원실 9급 비서로 일하며 정치와 연을 맺었다. 20대에 영도구의원에 당선됐고, 이후 부산시의원 등을 거치며 지역에서 잔뼈가 굵은 여성 정치인이다. ‘김형오 키즈’로 통하는 황보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김형오 공천관리위원회’가 출범하자 공천 기회를 잡아 국회에 깜짝 입성했다. 임기 초반 당 대변인을 맡는 등 부산 초선 중에서 두각을 드러냈으나 전 남편이 제기한 불륜 의혹 등 사생활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치적 활동에 제약을 겪어왔다.

황보 의원이 불미스런 일로 물러나면서 국민의힘 내년 부산 총선 공천에도 파장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에선 무주공산이 된 중영도 지역을 차지하기 위한 당내 경쟁, 호기를 맞은 더불어민주당 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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