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전기요금 동결…국민부담 고려 '속도조절'(종합)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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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연료비조정단가 kWh당 5원 유지…전력량요금 등도 그대로
한전 45조원대 누적적자에 추가 인상요인은 여전히 남아
 

올해 1분기와 2분기 연속 오른 전기요금이 3분기(7∼9월)에는 동결됐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건물의 전자식전력량계 모습. 연합뉴스 올해 1분기와 2분기 연속 오른 전기요금이 3분기(7∼9월)에는 동결됐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건물의 전자식전력량계 모습. 연합뉴스

올해 1분기와 2분기 연속 오른 전기요금이 3분기(7∼9월)에는 동결됐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건물의 전자식전력량계 모습. 연합뉴스

올해 1분기(1~3월)와 2분기(4~6월) 연속 오른 전기요금이 3분기(7∼9월)에는 동결됐다.

한국전력은 올해 3분기 연료비조정단가(요금)가 현재와 같은 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된다고 21일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 중 매 분기 시작 전달의 21일까지 정해지는 연료비조정단가는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변동 상황을 전기요금에 탄력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kWh당 ±5원 범위에서 적용되는데, 이미 최대치인 5원이 적용 중인 상황이었다.

연료비조정단가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정부와 한전은 가장 핵심이 되는 요소인 전력량요금을 포함한 다른 전기요금 항목을 조정하지 않아 3분기 전기요금은 전체적으로 동결됐다.

미세 조정 성격의 연료비조정단가는 산업통상자원부 고시와 한전 전기공급약관의 운영 지침에 따라 한전이 산업부에 인상 요인을 제출하고 정부의 의견을 들어 결정한 뒤 공표한다.

이와 달리 전력량요금 등 다른 요금 인상은 한전의 전기공급 기본약관을 수정해야 하므로 한전 이사회, 산업부 전기위원회 심의·의결을 정식으로 거쳐야 하는데, 이번에는 별도로 관련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

3분기 전기요금 동결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정부는 지난달 2분기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8원 올린 데 이어 전력 사용이 급증하는 여름을 앞두고 한달 만에 또 요금을 올릴 경우 국민 부담이 가중될 것을 우려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전기요금은 모두 5번에 걸쳐 kWh당 총 40.4원 올라 인상률은 39.6%에 달한다.

앞서 강경성 산업부 2차관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 부담을 고려할 때 인상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 에너지가 상승분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지만 전기요금이 이미 상당히 올랐고,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여 한전의 '역마진'이 축소되는 추세라는 점도 정부 내 '속도 조절론'에 힘을 실었다.

다만, 한전 역마진 해소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45조 원대에 달하는 누적 적자를 해소해 한전 재무 위기를 극복하려면 전기요금 추가 인상 필요성이 여전히 있는 상황이다. 당초 정부는 올해 필요한 전기요금 인상 폭을 kWh당 51.6원으로 산정했지만, 지난 1분기와 2분기를 합해 누적 요금 인상 폭은 kWh당 21.1원에 그쳤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6일 보고서에서 한전이 2분기 1조 1000억 원의 추가 영업손실을 내고 3분기에 들어가야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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