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여기 어때] 댕댕이와 즐기는 초록빛 휴식 반려견 동반 카페 '듀스포레'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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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지에 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초록초록한 잔디 정원과 본채 건물. 김도연 대표 제공 휴양지에 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초록초록한 잔디 정원과 본채 건물. 김도연 대표 제공

높은 건물, 자동차 소음, 많은 사람들…. 시끄러운 도심에 있다 보면 조용한 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여름휴가를 떠나기는 아직 이른 때. 잠깐의 쉼을 즐기고 싶어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있는 조용한 카페를 찾아 나섰다.

아파트 숲이 우거진 황령산 자락에 있는 ‘듀스포레’를 방문해 처음 든 생각은 ‘아파트밖에 없는 이런 곳에 카페가 있다고?’였다. 의심을 뒤로 하고 카페 안으로 들어서면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여름을 맞아 흐드러지게 핀 수국, 초록빛 잔디 정원, 둥그런 외의 새하얀 본채 건물, 그리고 숲속의 작은 집처럼 보이는 별채가 눈 안에 들어온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한 듀스포레는 느릿하던 발걸음을 저절로 재촉할 만큼 예쁘게 생겼다.

듀스포레는 김도연 대표가 해운대 달맞이언덕 인근에서 운영하던 브런치카페로 2년 전 이곳으로 확장 이전했다. 김 대표는 쓰레기가 쌓여 있던 이곳을 정리해 나무와 잔디, 꽃 을 심어 예쁜 정원으로 꾸몄다. 아파트 사이에 있어 작은 카페일 것 같지만 약 1322㎡(약 400평)의 규모로 그야말로 도시 속 작은 숲 같은 공간이다. 듀스포레는 프랑스어로 ‘달콤한 숲’이란 뜻이다.

달콤한 숲이라는 이름답게 브런치와 케이크가 맛있다. 김 대표는 직장에 다니면서 취미로 공방에서 케이크와 빵 만들기를 배웠다. 그래서 듀스포레의 모든 메뉴는 수제다. 커피에 들어가는 시럽은 물론 청, 디저트, 브런치에 들어가는 소스 등을 직접 만들어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가지에 생모차렐라, 토마토소스, 바질 페스토를 올린 가지 멜란자네가 이곳의 인기 메뉴다.

무엇보다 이곳은 소형이든 대형이든 견종에 상관없이 반려견 동반이 가능하다. 넓은 잔디정원과 지붕이 있는 별채를 반려견과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잔디정원 테이블에 앉아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초록 세상을 만끽하고 있으면 머릿속에 꽉 차있는 잡념과 걱정이 절로 사라진다. 돗자리를 잔디에 깔아 반려견과 앉으면 소풍 온 기분을 낼 수도 있다. 근처에 황령산 유원지 생태숲도 있어 함께 둘러보기에도 좋다.

하지만 반려견 전용 카페가 아닌 동반 카페임을 명심하고 목줄과 배변 봉투를 꼭 지참하자. 기자가 찾은 날도 치우지 않은 반려견의 배변에 파리까지 붙어 불쾌감을 느끼기도 했다. 이는 비반려인뿐만 아니라 펫티켓을 준수하는 대부분의 반려인에게도 피해를 주는 행동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11월에 지인이 임시보호하던 유기견을 새 가족으로 맞이했다. 최근에 집으로 데려온 후 첫 미용을 했는데, 피부에 목줄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어 가슴이 아프기도 했단다. 김 대표는 “여러 번 파양을 당했던 아이인데도 사람을 보면 참 좋아해서, 그런 모습을 보면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듀스포레를 오픈하며 꾼 꿈은 무엇일까. “요즘 다들 많이 힘든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듀스포레를 방문해 꽃과 자연을 보며 함께 힐링하고 마음의 여유를 되찾을 수 있는 휴식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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