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준비된 부산, 11월 ‘엑스포 결승선’ 향해 다시 뛰자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4차 PT 성공적 마무리 만족은 일러
남은 5개월 첫출발의 각오 되새겨야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이시레몰리노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 총회에 참석해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이시레몰리노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 총회에 참석해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박람회기구(BIE) 파리 총회에 참석한 우리나라 대표단이 179개국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 일정을 20일 마무리했다. 이날 5개의 영상과 4명의 연사로 구성된 우리나라 PT 발표는 이른바 ‘소프트파워’의 역량을 총동원해 내용과 형식 면에서 경쟁국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을 만했다. ‘새로운 여정-우리의 미래-지구의 미래’를 콘셉트로 K컬처가 뒷받침된 감성을 활용하면서도, 기후 위기·디지털 격차 같은 인류의 당면 과제 해결에 다가서는 진지한 접근 방식이 잘 결합된 것이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선 마지막 영어 연설은 부산 엑스포 개최의 당위성과 비전을 일목요연하게 담아내 전 세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번 4차 PT는 부산만큼 준비된 도시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내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부산 엑스포의 비전을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데 모든 힘을 집중한 결과다. 여기에 더해 20일 늦은 밤인데도 광안리해수욕장 등에서 펼쳐진 부산 시민의 힘찬 응원이 큰 힘이 됐다. 부산 엑스포 유치 열기가 이어진 21일 파리 현지의 공식 리셉션 현장 역시 밀착 외교와 표심 공략을 위한 집중된 효과를 빚어냈다. BIE 총회 장소와 리셉션 장소를 잇는 800m 거리의 ‘부산 로드’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유치 활동은 이 모든 것들의 총합으로 빚어낸 결실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 자체로 우리 역사의 빛나는 한 페이지가 되기에 충분하다.

이에 비해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탈리아의 PT는 대체로 지루하고 평이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막바지 득표전에 나선 경쟁국들 또한 마지막 사활을 걸고 있다는 점에서 결코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엑스포 유치위원회 등에 따르면, 현재 판세는 부산이 리야드를 바싹 뒤쫓는 ‘2파전’ 양상이라고 한다. 사우디가 70여 표, 한국과 이탈리아가 합쳐서 100여 표라는 구체적 수치까지 나오는 형편이다. 그렇다면 이탈리아 로마의 표심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이 향후 지지세 확대에 대단히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영향력이 큰 미국·중국·일본의 공개적 지지 표명을 얻는 것이 관건이다.

부산의 엑스포 유치 노력은 2014년 부산 시민 139만 명의 지지 서명에서 출발했다. 장장 9년에 걸친 대장정의 마무리가 이제 5개월가량 앞으로 다가왔다. 부산은 이미 모든 준비가 다 돼 있다(Busan is Ready). 이는 우리의 당당한 슬로건이지만, 더 이상 할 일이 없다는 뜻이 결코 아니다. 지금 필요한 건 새로 시작한다는 각오를 다시금 다지는 것이다. 4차 PT를 성공적으로 끝냈다 해도 여기에 만족하거나 자만해서는 안 된다. 최종 승기를 잡는 11월까지 항상 출발점에 선다는 마음으로 신발 끈을 조여 매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기업, 시민, 전 세계 재외동포까지 모두가 한마음으로 마지막 힘을 모을 때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