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신고가 갱신 거래 93건 그쳐… 부산 아파트 시장 정체기 접어드나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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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절반 수준… 비율도 7%→5%
급매물 소진 따라 가격 일시 상승
전세 시장 불안에 거래 심리 위축

최근 부산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다시 줄고 있다. 부산의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 앞에 매매와 전세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부산일보DB 최근 부산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다시 줄고 있다. 부산의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 앞에 매매와 전세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부산일보DB

부산에서 신고가를 갱신하는 아파트 거래 건수와 전체 거래량이 줄어드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초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가격이 소폭 상승하면서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부산지역에서 지난 5월 신고가를 갱신한 아파트 거래 건수는 93건이다. 지난 4월 87건에 비해선 조금 늘었다. 하지만 거래가 급격히 늘며 ‘반등론’ 이야기가 나오던 지난 3월 160건에 비하면 절반 남짓 수준에 그친다. 전체 거래에서 신고가를 갱신하는 거래 비율도 줄었다. 3월엔 신고가 거래 비율이 7% 수준이었지만, 4월과 5월에 각각 4%, 5%로 낮아졌다. 부동산 거래 신고는 거래 후 30일 이내에만 하면 돼 5월의 세부적인 수치는 변할 수 있다. 전국적으로도 전국 아파트 거래 중 신고가는 5월 1152건으로 3월 1351건에 비해 199건 줄었다.

신고가 거래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거래량도 줄어드는 추세다. 부산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1월 1177건을 기록한 후 12월 1231건, 지난 1월 1245건, 2월 2030건, 3월 2768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하지만 4월엔 2411건으로, 3월보다 357건으로 줄었다. 5월도 2164건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인다.

이는 초급매 매물이 소화된 후 시장에 남은 매물들의 가격적인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직방 관계자는 “초급매 물량 소진 후 시장에서는 ‘다시 가격이 비싸졌다’라는 인식도 있는 것 같다”며 “특례보금자리론 등 여러 정책적인 효과로 인해 거래가 늘었지만, 이제는 그 영향이 제한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지난 19일 기준으로 30일 동안 거래된 전국 아파트 단지 중 거래 상승액이 높은 상위 50개 단지에 부산은 재건축 이슈가 있는 수영구 금보주택 1곳만 포함됐다. 그만큼 부산의 시장 상황이 잠잠하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부산 부동산 정체기가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전세시장 불안 때문이다. 부산지역 전세가격지수는 지난 5월 87.5를 기록했다. 2022년 5월 103.6을 기록한 이후, 1년 동안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부산의 2021년 6월 전세가격지수는 100이다. 최근 2년 사이 전세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올 하반기 최악의 역전세난이 닥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21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는 올해 주식 등 보유자산을 전부 다 팔고 대출을 받아도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을 못 돌려주는 집주인이 전체 임대 가구의 7.6% 가구에 달할 것이란 추정이 나왔다. 전세 시장이 더 불안해지면 거래 시장도 흔들려 추가 가격 하락 가능성도 있다. 전세 사기 등으로 인한 수요자들의 불안도 전세 시장을 흔들 수 있는 불안 요소다.

직방 관계자는 “전세 가격이 뒷받침되어야 거래량이 늘며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현재는 전세 사기 등으로 인해 매수자, 매도자 모두 방어적인 상황”이라며 “분위기가 변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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