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뇌·슬픔 깃든 아름다움… 모차르트 ‘레퀴엠’의 감동이 찾아온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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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립합창단 29일 190회 정기 연주회
이기선 지휘봉, 정통 연주 기법 선보일 터
오라토리오 전문가로 꾸린 솔리스트 눈길
대극장 LED 모니터에 가사 띄워 감상 도와

부산시립합창단 이기선 예술감독. 부산시립합창단 제공 부산시립합창단 이기선 예술감독. 부산시립합창단 제공
부산시립합창단. 부산시립합창단 제공 부산시립합창단. 부산시립합창단 제공
KNN방송교향악단. 부산시립합창단 제공 KNN방송교향악단. 부산시립합창단 제공

“모차르트 말년 작품으로 초기나 중기와는 전혀 다른 형태로 만들어진 곡이어서 정통 연주 기법으로 보여 드릴 겁니다. 다른 레퀴엠과 달리 아름다우면서도 드라마틱합니다. 고뇌와 슬픔이 깃들인 아름다움이라고 할까요? 구원에 대한 애원과 갈구 등을 표현한 멜로디는 아름다운데, 오케스트라는 역동적입니다. 슬픈 아름다움으로 마음이 찡할 겁니다.”

모차르트 ‘레퀴엠’을 7년 만에(2016년 4월16일) 연주하는 부산시립합창단의 이기선 예술감독이 들려준 말이다. 흔히 레퀴엠은 죽음이 연상되지만, 사실은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미사 음악이다. 그래서 위령곡, 위혼곡, 진혼곡, 진혼 미사곡이란 이름으로 부른다. 호국보훈의 달과 맞물린 6월이면 수많은 합창단과 오케스트라에서 진혼곡을 연주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부산시립합창단은 호국보훈의 달과 제190회 정기 연주회를 겸해 오는 29일 오후 7시 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모차르트 레퀴엠 D단조(K.626)를 무대에 올린다. 시립합창단 박은지 기획자는 “수많은 레퀴엠 중에서도 모차르트 레퀴엠은 목소리와 기악의 조화로움이 주는 입체적인 선율과 관악기의 풍부한 울림이 특징으로, 대중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는 대규모 합창음악”이라고 소개했다.

소프라노 김제니. 부산시립합창단 제공 소프라노 김제니. 부산시립합창단 제공
알토 추희명. 부산시립합창단 제공 알토 추희명. 부산시립합창단 제공
테너 김세일 ⓒJino Park. 부산시립합창단 제공 테너 김세일 ⓒJino Park. 부산시립합창단 제공
베이스 노대산. 부산시립합창단 제공 베이스 노대산. 부산시립합창단 제공

이기선 예술감독이 지휘봉을 잡을 이번 공연에는 소프라노 김제니(서울대 등 출강), 알토 추희명(안양대 교수), 테너 김세일(국립강원대 교수), 베이스 노대산(한양대 겸임교수)이 솔리스트로 출연하고 부산시립합창단, 원주시립합창단(지휘자 정남규), KNN방송교향악단(음악감독 서희태) 단원 120여 명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이 예술감독은 “솔리스트도 오라토리오(16세기 무렵 로마에서 시작한 종교 음악. 관현악이 따르는 규모가 큰 성악곡) 전문가들로 모셨다”면서 “모차르트 바리톤은 베이스바리톤이 어울리고, 소프라노 역시 맑고 투명한 아주 힘이 있는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모차르트 레퀴엠은 가사와 음악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기에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 설치된 LED 모니터를 활용해 전체 가사를 자막으로 띄울 예정이다. 이 예술감독은 또 “고전주의 작곡가 모차르트한테서 바로크 중기와 후기 작곡 기법을 다 볼 수 있는 곡이어서 모차르트의 전부를 감상할 드문 기회”라고 강조했다.

부산시립합창단 29일 190회 정기 연주회 모차르트 레퀴엠 포스터. 부산시립합창단 제공 부산시립합창단 29일 190회 정기 연주회 모차르트 레퀴엠 포스터. 부산시립합창단 제공

모차르트 레퀴엠은 그가 병상에 누워 마지막까지 작곡하다 미처 끝마치지 못한 최후의 작품으로 작곡가 자신의 진혼곡이 되었다. 모차르트가 남긴 스케치와 지시 등을 토대로 그의 제자 중 한 사람인 쥐스마이어( 1766~1803)가 이 작품을 완성했다. 비록 모차르트는 곡의 완성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레퀴엠에는 바로크 시대의 엄격함, 까다로운 화음과 뛰어난 선율이 독창적으로 결합해 있다는 점에서 음악 양식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R석 2만 원, S석 1만 원, A석 5000원.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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