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식당 간판 한글 삭제 경색된 한중 관계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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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이 사라진 북한 식당 간판(오른쪽)과 한글이 표기된 과거 간판. 연합뉴스 한글이 사라진 북한 식당 간판(오른쪽)과 한글이 표기된 과거 간판. 연합뉴스

중국 수도 베이징 중심가에 문을 연 한 북한 식당이 간판에서 한글 표기를 삭제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베이징 차오양구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 인근에 있는 고급 북한 식당 ‘류경해당화’. 이 식당은 지난 4월 말 문을 열었다.

북한 종업원들이 상주하며 평양냉면, 감자떡, 가자미식해 등 각종 북한 음식은 물론 최근에는 중국인 손님을 겨냥해 광둥요리까지 선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식당은 개업 초기만 해도 건물 외벽에 중국어와 한글로 된 간판을 설치하고 영업을 했다.

그러나 이날 찾아갔을 때는 간판에서 류경해당화라는 한글 표기가 사라져 있었다. 간판을 새로 설치한 것인지, 한글 부분만 지운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건물 내 식당 위치와 전화번호 등 간판의 다른 부분은 모두 그대로였다. ‘류경해당화’라는 한글 표기만 삭제한 것이다.

식당 종업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굳게 입을 다물었다.

최근 경색된 남북 관계와 한중 관계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내 북한 식당들은 올 초부터 한국인 손님을 받지 않고 있다. 북한 식당 종업원들은 손님에게 한국인 여부를 물은 뒤 “남조선 사람에게는 음식을 팔지 않는다”며 문전박대하고 있다. 또 최근 한중 관계가 급격히 경색되면서 한글 표기가 영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간판에 있던 한글 표기를 삭제했다는 것은 북한 당국이나 북한대사관의 결정일 가능성이 크다”며 “정확한 의도를 알 수는 없지만 최근 급격히 악화한 남북 관계와 한중 관계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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