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 많은 주부도 PC 작업 직장인도 ‘손목터널증후군’ 주의보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부산고려병원

반복적 손목 사용으로 손목 통로 좁아져 통증 발생
치료 미루다 수술로 이어지기도…조기 검진 중요

손목의 각도를 과하게 틀거나 손목 신경에 압박을 주는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손목터널증후군 위험이 커진다. 손목의 각도를 과하게 틀거나 손목 신경에 압박을 주는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손목터널증후군 위험이 커진다.

집안일, 운전, 학업 등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이유로 손목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손목 통증이 많이 발생한다. 손목은 다른 관절에 비해 작고, 다양한 방향으로 회전할 수 있으며 유연하게 움직인다. 손목의 각도를 과하게 틀거나 신경 압박을 주는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면 며칠 동안 손목이 저리고 시큰한 정도로 넘어갈 수 있지만, 만성적으로 손목 통로 압박이 됐다면 손목터널증후군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손목 피부조직 밑의 수근관이라고 하는 통로에는 9개의 힘줄과 하나의 신경이 지나가는데, 반복적인 손목 사용으로 인해 이 통로가 좁아지거나 압박을 받으면서 나타나는 신경 증상이 바로 손목터널증후군이다. 반복적인 일을 할 때 치명적으로, 특히 가사일을 하는 주부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최근에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과다한 사용으로 손목에 지나친 부담을 줘 발병하는 경우도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1년 손목터널증후군 환자는 16만 9384명이었다. 그중 여성 환자가 12만 4536명으로 남성 4만 4848명에 비해 확연히 많았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을 무리하게 썼다고 해서 곧바로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손목 통로가 압박된 상태로 지속해서 손목을 사용해 압박이 누적되고, 나이가 들기 시작하는 40대가 되면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손목의 통증은 휴식을 취하면 호전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생계를 이어 가야 하는 등의 이유로 손목을 쉬게 하지 않고, 또한 ‘손목을 무리하게 사용했나 보다’라고만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부산고려병원 관절센터 서용민 진료과장이 환자에게 손목터널증후군을 설명하고 있다. 부산고려병원 제공 부산고려병원 관절센터 서용민 진료과장이 환자에게 손목터널증후군을 설명하고 있다. 부산고려병원 제공

부산고려병원 관절센터 서용민 진료과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내원하는 환자 10명 중 7명은 치료를 계속 미루다가 수술을 해야 할 정도로 병을 키워 온다”며 “대부분 찜질이나 파스로 통증을 견디거나, 단순히 근육통이라 생각해 병원을 찾을 생각조차 안 하는 등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 의심조차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주요 증상은 손목뿐만 아니라 손가락 끝이 저리고 감각이 둔화되며 손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 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을 느낀다면 방치하지 말고 이른 시일 내에 진료를 받아야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자주 재발하는 데다, 그대로 방치하면 만성화되는 특징이 있어서 조기에 치료하거나 손목의 사용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서용민 진료과장은 “손목터널증후군은 통증이 시작된 초기에 병원을 찾아 증상을 잡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물리치료를 하고 일상생활에서 손목 사용량을 줄일 수 있도록 개인에게 알맞은 방법을 찾아야 수술적 치료까지 진행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손목터널증후군이 의심된다면 자가진단으로 손쉽게 진단해 볼 수 있다. 먼저 손목을 안쪽으로 90도 꺾은 후 손등이 서로 맞닿게 한다. 맞닿은 쪽을 향해 가볍게 밀어본다. 30~50초 정도 밀었을 때 손목에 감각이 없거나 통증, 저림이 발생한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