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꼭지 틀었더니 탁수가…” 동래구 민원 100여 건 ‘봇물’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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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수 밸브교체 공사로 단수
재급수 과정서 발생 추정
수돗물 사고 잇따라 불안 가중

사진은 부산상수도본부 분말 활성탄 투입 시설. 부산일보DB 사진은 부산상수도본부 분말 활성탄 투입 시설. 부산일보DB

지난 주말 부산 동래구 안락동과 명장동 일대의 수돗물에서 탁수가 나온다는 민원이 잇달아 접수됐다. 상수도관 공사로 인해 단수했다가 다시 물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탁수가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달 들어 수돗물 사고가 잇따르자 시민들이 불안을 호소한다.

26일 부산시와 시 상수도사업본부(이하 상수도 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전 10시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동래구 일대에서 탁수와 관련한 민원 등 100여 건이 접수됐다. 이번 탁수 민원은 상수도본부 시설관리사업소의 제수 밸브 교체 공사와 관련해 발생했다. 상수도 본부는 지난 24일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공사를 진행하는 동안 이 일대에 급수를 중단했다. 이로 인해 해당 지역 5000세대의 물 공급이 중단됐다.

상수도 본부는 공사가 끝난 이후 다시 흘려보내는 과정에서 유속 변화로 인해 탁수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공사로 인해 단수 후 다시 급수를 하면 탁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 상수도 본부의 설명이다. 앞서 상수도 본부도 홈페이지에 공사와 급수 중단 내용을 안내하면서, ‘급수 재개 후 초기에는 탁수가 나올 수 있다’고 안내한 바 있다.

상수도 본부는 탁수가 발생한 지역 위주로 현장에 나가 관 세척하는 작업을 실시해, 이날 오후 3시께는 모두 정상화됐다고 전했다. 상수도 본부 상황실 관계자는 “탁수는 공사 후에 일시적으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이다. 공사 후 관세척을 일부 하고 있지만, 인력과 예산의 문제로 전체 관을 다 세척할 수는 없다”면서 “상수도 관 안에는 해로운 물질이 있을 수 없는 만큼, 탁수도 인체에는 무해하다”고 전했다.

이번 탁수 현상이 일시적인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부산에서 수돗물 사고가 잇따르자 시민들의 불안은 가중된다. 지난 9일 부산에서는 화명정수장의 고도정수처리시설 미가동으로 인해 흙·곰팡이 냄새를 유발하는 ‘지오스민’이 환경부 감시 기준 이상으로 검출되는 수질 사고도 발생했다.

부산 동래구에 사는 이 모(32) 씨는 “지난번 수돗물 사고 이후로 설거지를 하거나 샤워를 할 때도 물 냄새를 맡게 되고, 필터를 한 번 더 확인하게 된다”면서 “물은 시민의 건강과도 직결되는 만큼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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