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문화 백스테이지] “부산, 한국 뮤지컬 거점도시로 확실한 자리매김”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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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유령’ 부산 공연이 남긴 것
프리뷰 4회 포함 총 100회 공연
대극장 뮤지컬 수도권 제외 최장기
부울경 가능성 확인…'원정 관람'도

부산 종연을 앞두고 마지막 3회 공연 '굿바이 세리머니'로 진행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지난 17일 무대 인사 장면. 김은영 선임기자 부산 종연을 앞두고 마지막 3회 공연 '굿바이 세리머니'로 진행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지난 17일 무대 인사 장면. 김은영 선임기자

‘서울은 역시 서울’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부산에서 이미 검증된 작품이어서 자연스럽게 서울 흥행이 보장된 덕분일까. 22년 만의 한국어 부산 초연에 이어 13년 만의 한국어 서울 공연으로 기대를 모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서울 공연 티켓 예매가 2차분까지 오픈된 가운데 8월 27일까지 주요 좌석은 거의 판매되었다고 한다. 서울 공연은 11월 17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진행한다.

물론 부산에서의 공연 실적도 나쁘지 않았다. 최종 결과는 서울 공연까지 끝이 나야 나오겠지만, ‘오페라의 유령’ 부산 한국어 초연이 지난 18일로 막을 내린 만큼 주요 기록을 살폈다. 제작사 에스앤코에 따르면 부산 공연 일정은 3월 30일~6월 18일(프리뷰 3월 25~29일)이었고, 총 100회(프리뷰 4회 포함)로 집계됐다. 공연 막판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이틀간 공연이 중단돼 가까스로 100회 차 공연을 채웠다.

'오페라의 유령'이 4월 13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누적 150만 관객 돌파를 기념해 관객들과 함께 세리머니 포토를 촬영했다. 무대에 서 있는 배우는 조승우. 에스앤코 제공 '오페라의 유령'이 4월 13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누적 150만 관객 돌파를 기념해 관객들과 함께 세리머니 포토를 촬영했다. 무대에 서 있는 배우는 조승우. 에스앤코 제공

1000석 이상 대극장 뮤지컬 기준으로 지역 최장기 공연(수도권 제외) 기존 기록은 대구 ‘오페라의 유령’(2010년 10월 21일~2011년 1월 2일·93회)이 갖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부산 ‘오페라의 유령’이 이를 넘어섰다. 또한 부산에서 먼저 시작해 서울로 이어진 공연이란 점도 남달랐다. 올 초 공연된 뮤지컬 ‘캣츠’에 이어 오는 10월 공연될 ‘레미제라블’ 역시 부산 공연 이후 서울 공연으로 진행한다.

공연 개막에 앞서 3월 초 서울서 가진 ‘오페라의 유령’ 제작진 공동 인터뷰에서 에스앤코 대표 신동원 프로듀서가 ‘부산 공연 100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을 때만 해도 긴가민가했는데 마침내 실현된 것이다. 당시 신 대표는 “부산 공연을 장기로 기획한 데는 오랜 고민이 있었다”며 “‘오페라의 유령’이기에 시도해 보는 것이 ‘부산 100회 공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2019년 드림씨어터가 생기면서 이제 부산에서도 좋은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셈이다. 부산이 남부 지역을 책임지는 마켓이라 보고 도전한다. 부산이 서울 못지않은 뮤지컬 시장으로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 종연을 앞두고 마지막 3회 공연 굿바이 세리머니로 진행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지난 17일 무대 인사 장면. 김은영 선임기자 부산 종연을 앞두고 마지막 3회 공연 굿바이 세리머니로 진행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지난 17일 무대 인사 장면. 김은영 선임기자
부산 종연을 앞두고 마지막 3회 공연 굿바이 세리머니로 진행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지난 17일 무대 인사 장면. 크리스틴 송은혜(가운데)가 눈물을 글썽이며 감사 편지를 읽고 있다. 김은영 선임기자 부산 종연을 앞두고 마지막 3회 공연 굿바이 세리머니로 진행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지난 17일 무대 인사 장면. 크리스틴 송은혜(가운데)가 눈물을 글썽이며 감사 편지를 읽고 있다. 김은영 선임기자

3개월가량 흐른 이 시점에 그의 말이 어느 정도 실현됐는지 궁금했다. 결론은 부산이 한국의 주요 뮤지컬 거점도시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 한 편의 뮤지컬 공연으로 일반화하기 어려운 점은 있지만, 이게 단초라고 본다면 유의미한 수치로 해석할 수 있겠다.

그 첫 번째 근거는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도 100회의 공연을 소화할 수 있는 크기의 뮤지컬 시장을 확인한 점이다. 두 번째는 부산·경남권의 뮤지컬 인구 저변 확대 외에도 먼저 ‘오페라의 유령’을 보기 위한 타 지역 관람도 활발한 것으로 추정됐다. 또한 4대 뮤지컬 중 하나인 ‘레미제라블’ 공연이 하반기로 예정된 만큼 또 한번의 시장 성장이 기대된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객석 스케치 장면. 에스앤코 제공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객석 스케치 장면. 에스앤코 제공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객석 스케치 장면. 에스앤코 제공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객석 스케치 장면. 에스앤코 제공

드림씨어터 예매 기준으로 부산·경남(울산 제외) 예매자 비율은 65%(부산·경남 외 타 지역 예매자 35%)로 나타났다. 울산까지 포함하면 70%를 차지했다. 시도별로 구분하면 부산> 경남> 서울> 울산> 대구 순이다. 이는 다시 말하면 인접 지역인 부산·울산·경남이 아닌 타 지역에서 약 30%가량 부산으로 ‘원정 관람’을 온 셈이다. 타 지역을 세분화하면 서울 10%, 대구 5%, 기타 16%(경기, 충청, 제주 등)였다.

성별 관객 비중(인터파크 기준)은 남자가 18.1%로 여성(81.9%)이 압도적이다. 주 관람층은 20~40대였다. 30대(30.7%), 40대(27.6%), 20대(26.4%), 50대 이상(10.8%), 10대(27%) 순이다.

한편 올해 초 문화체육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22년 결산 공연 시장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을 제외하고 뮤지컬이 가장 많이 공연된 광역시는 대구, 부산, 인천 순으로 각각 152건(약 6%), 147건(약 5%), 142건(약 5%)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티켓 판매액은 부산, 대구, 인천 순으로 차이가 있었다. 부산 티켓 판매액은 2022년 약 231억 원으로 전체 공연 시장의 약 5.5%를 차지했다. 서울은 75.8%, 대구가 4.3% 수준이다. 공연 티켓 판매 수와 매출액을 종합하면 여전히 공연은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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