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로얄러셀스쿨, 명지에 2027년 문 연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600억으로 초중학만 우선 개교
고교는 예산 확보 후 증축하기로
실무진 ‘2단계 분리 건립안’ 합의
규모·건축방식 등 과제 해결돼
부산시장·학교, 내달 확정할 듯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전경. 부산일보DB

수년간 지지부진했던 부산 최초의 국제학교 ‘로얄러셀스쿨 부산캠퍼스’ 설립 절차가 2단계로 나뉘어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규모나 건축 방식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던 부산시와 로얄러셀스쿨이 ‘선 착공 후 확장’ 방식으로 학교 건립에 속도를 내는 것에 합의했다.

부산시와 로얄셀스쿨 측에 따르면 박형준 부산시장과 로얄러셀스쿨 케니스 영 회장은 다음 달 초 화상회의를 통해 학교 설립 방식을 확정짓기로 했다. 올해 초부터 논의를 진행해 온 두 기관은 명지국제신도시 외국교육기관 용지(글로벌캠퍼스 부지) 5만 4180㎡ 중 50%가 넘는 2만 9547㎡를 초등, 중등 교육과정 부지로 확정짓고, 2025년 하반기까지 착공하기로 최근 합의했다. 2027년 초등학교·중학교 과정을 먼저 개교하고, 나머지 부지 1만 1570㎡를 활용해 고등학교 과정 교육을 위한 시설을 증축하기로 했다. 기존 1개 부지에 학교를 짓는 계획이 아니라 2개 부지에서 증축 방식으로 학교를 짓는 것으로 방식이 바뀌어 학교 건립 절차에 속도가 붙게 됐다.

단계를 나눠 학교를 짓게 돼 예산 확보 등 행정적 난관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 현재 로얄러셀스쿨의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명지국제신도시 수익금 기여 몫으로 600억 원 상당을 기부채납하기로 돼 있어 1단계 학교 건립에는 제약이 없다. 시는 확장 시설의 경우 차후 예산을 확보해 짓기로 했다. 로얄러셀스쿨은 K-12 과정으로 운영되는데 유치원 교육 과정 없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과정까지 운영된다.

명지 글로벌캠퍼스 부지는 당초 3개 구역으로 나뉘어 조성될 계획이었다. 1단계 부지에는 외국 대학교를 유치하고 3단계에는 외국기업 부설연구소 등이 계획돼 있었다. 하지만 1단계 부지에 예정됐던 독일의 프리드리히 알렉산더 대학(FAU)이 2017년 철수하는 바람에 1단계 부지 1만 1570㎡가량이 유휴부지로 남게 돼 로얄러셀스쿨이 확장 예정 부지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시와 학교 측은 캠퍼스 부지 내 학교 설립을 위한 타당성조사를 오는 10월 행정안전부에 의뢰하고 내년 중순 행정안전부 투융자 심사를 받을 계획이다. 이 절차가 원만히 진행되면 2025년 하반기에 착공해 2027년 상반기에 준공할 계획이다. 학교는 2027년 하반기에 개교한다는 입장이다. 강의동 2곳과 체육관, 기숙사 등을 짓고 국내외 학생 740여 명을 모집해 운영할 방침이다.

시는 2019년 11월 로얄러셀스쿨,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과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국제학교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대유행한 데다 학교 규모를 두고 로얄러셀스쿨 측과 이견을 보여 학교 설립 절차에 진척을 거두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의 증축 제안 이후 학교 규모에 합의를 이뤄 기존에 논쟁거리였던 학교 설립 방안의 어려움이 크게 해소됐다.

런던 남부에 본교가 있는 로얄러셀스쿨은 영국 왕실이 후원하는 학교로 유명하다. 본교 학생 절반가량이 매년 세계 100위권 이내 대학에 진학할 정도로 교육의 질도 우수하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