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껌 팔아 치매 노모 봉양 상철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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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잃고 전동휠체어 신세
형들 세상 떠나 기댈 곳 없어
어머니 돌보며 가장 역할까지
집 도로 편입돼 비워줘야 할 판

상철(46·가명) 씨는 아침 일찍 전동휠체어를 타고 집 앞 바닷가 횟집 촌으로 나갑니다. 휠체어 앞 바구니에는 오늘 팔아야 할 껌이 한가득 담겨 있습니다. 사실 껌을 파는 건 핑계. 이 외출은 숨 쉴 틈 없는 상철 씨의 인생에 유일한 숨통입니다.

상철 씨의 어머니는 치매를 앓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거동이 불편해 방 안에 꼼짝없이 누워 계십니다. 다시 아이가 된 어머니를 볼 때면 상철 씨의 가슴이 답답해져 옵니다.

상철 씨는 철없던 시절 오토바이를 타다 교통사고를 당했고, 다리 한쪽을 잃었습니다. 의족을 신었지만 전동휠체어 없이는 외출을 할 수 없게 됐습니다. 몸과 마음이 힘들 때, 어머니에게 치매가 찾아왔습니다.

상철 씨는 자신의 성치 않은 몸으로 치매인 어머니를 잘 돌볼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그럴 때마다 집에서 5분 거리인 횟집 촌을 찾습니다. 껌을 팔며 바닷바람을 맞다 보면 잠깐이나마 가슴이 뚫리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이내 전화기가 울립니다. 자신을 찾는 어머니의 전화입니다. 어머니의 부름에 상철 씨는 쏜살같이 집으로 향합니다.

상철 씨는 혼자서 어머니의 식사를 준비하고, 씻기고, 기저귀를 갑니다. 어머니가 다른 사람의 손길을 거부하는 탓에 모든 일을 상철 씨가 도맡아야 합니다. 늘 힘이 되어주던 형들마저 이제 곁에 없습니다. 올해 초엔 갑자기 큰 형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헛헛하고 황망한 마음을 추스르지도 못했는데, 얼마 전엔 작은 형마저 지병으로 가족의 곁을 떠났습니다.

젊은 시절의 어머니는 술주정뱅이인 아버지를 대신해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일하면서 다섯 자녀를 키웠습니다. 갑자기 가장이 되어버린 상철 씨는 이제야 어머니가 홀로 짊어지셨던, 그 무게를 알 것만 같습니다. 긴 시간을 견뎌온 그 희생을 알기에, 상철 씨는 어머니 앞에서 힘든 기색을 감추고 어머니의 저녁을 준비합니다.

하지만 요즘 상철 씨의 고민은 숨겨보려 해도 좀처럼 숨겨지지 않습니다. 해안도로 신설 공사를 하면서 상철 씨가 살던 집이 도로로 편입됐습니다. 집을 비워줘야하는데, 이사갈 집이 마땅치가 않습니다. 아늑한 보금자리에 어머니를 모시고 싶지만, 상철 씨의 수입은 껌을 팔고 받는 몇 푼 안되는 돈이 전부입니다.

오늘도 고민이 많은 상철 씨는 기장 앞바다의 반짝이는 윤슬을 보며 한숨을 토해냅니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습니다. 치매를 이겨낸 어머니가 상철 씨의 전동 휠체어를 함께 타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가르며 달려가는 꿈을 꿔봅니다. 상철 씨가 어머니와 함께 지낼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기장읍 행정복지센터 김영숙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QR코드를 스캔하면 댓글 게시판으로 이동하고 댓글 1건당 부산은행이 1000원을 기부합니다.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15분에 방송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지난 달 16일 자 사연 씨

지난 달 16일 자 사연 씨 사연에 후원자 74명이 280만 260원을, 특별후원 BNK 부산은행 공감 클릭을 통해 300만 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사연 씨 가족의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데 쓰일 예정입니다. 사연 씨는 중심을 잡아야 하는 엄마이니만큼, 어려운 상황에서도 아이들을 올곧게 키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사연 씨는 용기내 내민 손을 잡아주신 모든 분께 정말 감사하다며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전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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