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유치전’ 부산에 활기… 복지 정책 미흡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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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부산시장 재선 취임 1년
엑스포·신공항 이슈 희망 재점화
정부 협치로 교착상태 극복 성과
먹는 물·대심도 사고 대응은 소홀
15분 도시 정책도 기대감 못 미쳐

박형준 부산시장. 부산일보DB 박형준 부산시장. 부산일보DB

‘정체된 부산에 새 희망의 싹 틔웠다.’ ‘시민 일상 보듬는 민생 정책 부족했다.’

다음 달 1일 취임 1주년을 맞는 박형준 부산시장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이렇게 엇갈린다. 지난해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최종 득표율 66.36%라는 역대급 지지를 얻어 재선에 성공한 박 시장은 지난 1년 굵직한 부산의 현안들에 집중해 성과를 내고 있다는 긍정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복지·건강·안전과 같은 시민 삶의 질을 책임지는 민생 정책들은 공약과 구호에 비해 실제로 달라지고 있다는 체감은 낮은 편이다.

박 시장은 전임 오거돈 시장의 재임과 불명예스러운 퇴진을 거치면서 정체를 겪었던 부산 시정을 다시 생동하게 해야 하는 임무가 컸다. 지방권력에 대한 짙은 실망감을 표출했던 시민들에게 새로운 비전과 희망을 제시해줄 리더로서 그의 첫 1년은 비교적 안정적인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 도시로 도전장을 던진 부산의 수장으로서, 박 시장은 유치·교섭 활동 최일선에 나섰다. 그간 50여개 국가를 방문하고 90여개 국 인사를 초청해 부산을 알렸다. 지난해 6월부터 진행된 2·3·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과 지난 4월 부산에서 있었던 국제박람회기구 현지실사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월드엑스포 유치가 정부 과제로 선정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중앙정부와의 협치도 활발해져 무엇보다 장기간 교착상태였던 가덕신공항 건설 공법이 확정, 2029년 말 완공하겠다는 정부의 확답을 이끌어냈다.

월드엑스포 유치전을 계기로 많은 국제 행사가 부산에서 열렸으며, 세계적 인지도가 상승해 글로벌 스마트센터 지수 19위, 아시아 살기 좋은 도시 6위에 부산이 이름을 올렸다. 덕분에 지난 4월 리얼미터의 광역자치단체장 평가에서 박 시장은 시정 운영 긍정평가가 전월보다 4.0%포인트 높은 53.7%를 기록, 전북지사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지난달에는 국토교통부가 KDB산업은행을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고시하는 등 수도권 일극주의를 넘어설 부산의 과제들도 착착 추진시켰다.

하지만 부울경 단체장 교체 이후 벌어진 메가시티 협약 파기와 뒤이은 부산·경남 행정통합 논의,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 추진은 국가균형발전 면에서 크게 후퇴해 아쉬운 지점이다. 이와 함께 민생 정책은 상대적으로 시정에서 후순위로 밀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시민 안전 분야나 복지·돌봄·문화 정책은 변화나 효과에 대한 시민 체감이 미미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수질 4등급 이하의 낙동강 원수가 58일간 수돗물로 공급되는 등 잊을 만하면 문제가 터지는 부산의 먹는 물 정책은 취수원 다변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또 지난 3월 동래구에서 발생한 대심도 공사 토사 붕괴사고나 이달 초 있었던 수돗물 악취 민원 발생 때는 부산시의 늑장 대응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박 시장의 1호 공약인 ‘15분 도시’ 구축 또한 높은 기대감에 비해 아직 준비 단계에 머물러 정책 시행에 대한 체감이 어렵고, 부산의 랜드마크로 지난 2월 완공 계획이었던 오페라하우스 또한 파사드 공법 논란으로 완공 시기가 또다시 늦춰져 사업비가 불어났다.

부산항 북항 등에 세계적인 문화 인프라를 유치하겠다는 약속도 아직 이렇다할 성과가 없으며, ‘다이내믹 부산’을 지우고 ‘Busan is Good(부산이라 좋다)’으로 바꾼 도시브랜드 사업과 영어하기 편한 도시 사업은 추진 초기 시민들의 거부반응도 적지 않았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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