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의 로지나가 펼치는 ‘3인 3색’의 토크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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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립예술단 6~7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백승현 지휘·이의주 연출… 유쾌한 오페라
오디션 거친 연주자와 정상급 성악가 출연

'세비야의 이발사' 로지나 역을 맡은 소프라노 권소라, 박나래, 김리라(왼쪽부터). 부산시립예술단 제공 '세비야의 이발사' 로지나 역을 맡은 소프라노 권소라, 박나래, 김리라(왼쪽부터). 부산시립예술단 제공
'세비야의 이발사' 피가로 역을 맡은 바리톤 안세범, 유용준(왼쪽부터). 부산시립예술단 제공 '세비야의 이발사' 피가로 역을 맡은 바리톤 안세범, 유용준(왼쪽부터). 부산시립예술단 제공

“로~~~지나, 로~~~지나….”

지난달 29일 오후 부산문화회관 연습동 다듬채 1층 연습실. 주요 배역을 맡은 오페라 가수들이 토크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연습을 하고 있다. 공연이 목전이었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바르톨로 역 베이스바리톤 황동남의 애드리브에 그야말로 웃음이 빵빵 터졌다. 연습에 배석하던 부산시립예술단 사무국 백경옥 공연사업팀장은 “본 공연도 재미있지만, 연습 때도 늘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면서 “지난해 ‘우리 아이 첫 오페라’를 콘셉트로 첫선을 보였을 때도 유료 객석 점유율 88.6%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고 설명했다.

부산시립예술단이 오는 6~7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리는 토크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는 여느 오페라 공연과는 다르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올리는 이 공연은 “쉽고 재미있게 만날 수 있는” 토크 오페라이기 때문이다.

총 4회의 공연 중 3회를 학생 단체 관람으로 배정한 것도 그 이유다. 다만, 학생 단체 관람의 경우 핵심 부분만 간추려서 공연하기에 분장 등 체험 분량을 포함해도 80분 남짓이다. 일반 관람(7월 6일 오후 7시 30분) 공연 때는 체험 부분을 빼고, 기악곡 하나를 추가해 85분 길이로 공연할 예정이다. 연출·해설을 맡은 이의주에 따르면 오페라 기준 전체 버전 공연을 할 경우 3시간 30분 정도 걸리고, 레코딩 음악 기준으로는 2시간 45분가량인데 이번 토크 오페라는 핵심만 간추려 80~85분 길이로 선보인다.

부산시립예술단이 오는 6~7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토크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를 공연한다. 사진은 지난해 공연 모습. 부산시립예술단 제공 부산시립예술단이 오는 6~7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토크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를 공연한다. 사진은 지난해 공연 모습. 부산시립예술단 제공
부산시립예술단이 오는 6~7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토크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를 공연한다. 사진은 지난해 공연 모습. 부산시립예술단 제공 부산시립예술단이 오는 6~7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토크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를 공연한다. 사진은 지난해 공연 모습. 부산시립예술단 제공

‘세비야의 이발사’는 오페라의 거장 로시니의 대표작으로, 1816년 초연 이후 지금까지 널리 연주되고 있다. 젊은 귀족 알마비바가 우여곡절 끝에 사랑하는 여인 로지나와 결혼하는 해프닝을 다루는데, 보마르셰의 희곡 3부작 중 1부를 오페라로 옮겼다. 19세기 이탈리아 벨칸토 오페라 전성시대를 여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부산시립예술단의 토크 오페라가 특히 주목되는 이유는 주요 배역인 피가로와 알마비바, 로지나, 바르톨로를 39세 이하 부산의 청년 성악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오디션에서 선발했다는 점이다. 이렇게 해서 소프라노 권소라 박나래 김리라, 테너 강도호, 바리톤 유용준, 베이스바리톤 황동남이 무대에 선다. 소프라노 한 명이 더 있어서 총 7명이었지만 중도에 하차해 6명이 출연한다. 이 중 박나래, 유용준, 강도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오디션에서 선발돼 다시 부산 관객을 만난다.

로지나 배역의 출연진만 보더라도 이력이 화려하다. 권소라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성악과,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올해 최연소로 참가하는 김리라는 프랑스 베르사유 국립음악원과 스위스 베른 고등음악원을 졸업하고 전문 연주자로 활동해 왔다. 권소라는 독일 프라이부르크 국립음대 오페라·콘체르트 석사과정과 최고 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부산시립예술단 토크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연습 장면. 부산시립예술단 제공 부산시립예술단 토크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연습 장면. 부산시립예술단 제공

오디션 선발자 외에도 국내 정상급 성악가 바리톤 안세범, 테너 김동녘, 베이스바리톤 박순기가 함께하고, 지난해 무대에서는 없었던 바질리오에 베이스 이준석이 출연한다.

올해 오케스트라 연주는 부산시립청소년교향악단(수석지휘자 백승현)이 맡았다. 백승현 지휘자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독일 뉘른베르크 국립음대 대학원에서 오케스트라 지휘·합창 지휘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유럽에서 다양한 수상과 연주 경력을 지니고 있으며, 귀국 후에도 2021 예술의전당 기획 오페라 콘서트 ‘가면무도회’를 지휘하는 등 평소 오페라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출을 맡은 이의주는 최연소 국립오페라단 상근 연출자로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으며 이탈리아에서 ‘세비야의 이발사’를 연출, 현지 언론들과 평론가들로부터 “테크놀로지를 이용하면서도 음악과 대본, 기본에 충실한 연출”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토크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6일 오후 2시와 오후 7시 30분(일반 관람), 7일 오전 10시 30분, 오후 2시 공연되고, 부산문화회관 홈페이지 또는 전화(051-607-3113) 예매할 수 있다. 전석 2만 원(단체 별도 문의, 정기회원 20% 할인).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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