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당, 국민 기대에 미흡”… 민주 ‘계파 전쟁’ 신호탄?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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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핵심은 당 민주화” 발언
이재명 ‘팬덤 정치’ 겨냥한 듯
‘예상보다 빠른 지도부 저격’ 평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2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2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의 당 비판 발언 이후 당내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이 국민 기대에 미흡하다”는 이 전 대표의 발언이 이재명 대표를 겨냥했다는 해석 때문이다. 귀국 이후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 전 대표의 ‘저격’으로 당내 계파 갈등이 깊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국민의 기대에 많이 미흡하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혁신의 핵심은 도덕성 회복과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라며 “민주당의 눈높이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의 발언은 1차적으로 당의 혁신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가 언급한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는 계파 갈등의 핵심 쟁점이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의 ‘팬덤 정치’로 당내 민주주의가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은 비명(비이재명)계의 핵심 주장이다. 이 전 대표가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를 강조한 것은 당의 혁신 논의가 팬덤 정치의 부작용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 발언이 지도부를 저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이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는 결국 지도부 책임론으로 연결된다. 이 전 대표가 예상보다 이른 시간에 ‘이재명 체제’를 향해 직접 공격에 나서는 모습이 연출된 셈이다. 실제 ‘김은경 혁신위원회’에 참여한 친문(친문재인)계 황희 의원도 이를 지도부 책임론과 연계했다. 황 의원은 3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당연히 지도부가 있으니까 모든 잘못은 지도부한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황 의원은 “민주당 전체가 변화와 혁신을 해야 된다는 강한 일침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을 덧붙였다.

전현직 대표 간의 갈등이 부각되자 친명계에선 이 대표의 ‘대화 노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친명계인 민주연구원 현근택 부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전화를 해서 만나자고 이야기한 것 같다”면서 “이 전 대표에게 일정이 있어 언제 만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만남과 관련, 친낙계에선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의 ‘대선 패배 이낙연 책임론’ 등과 관련, 이 대표 측에서 분명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립 성향인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정치는 말로 신뢰를 회복하자고 해서 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면서 “두 사람이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지 그 길목에 있다”고 분석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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