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못 할 고통 치질, 덥고 습한 여름이 더 괴롭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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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상쾌한병원

항문 혈관 확장돼 항문소양증 등 치질 심해질 수 있어
항문 주위 자극 피하고 증상 있다면 즉시 병원 찾아야

날씨가 덥고 습하면 항문 혈관이 확장돼 치질이 심해질 수 있다. 날씨가 덥고 습하면 항문 혈관이 확장돼 치질이 심해질 수 있다.

올여름은 예년보다 더위가 더 심하고 장마도 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덥고 습하면 항문 혈관이 확장하면서 혈액이 항문 쪽으로 몰리게 돼 치질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치질 환자에게 여름은 더 괴로운 계절이다.

치질은 최근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많이 수술받는 질환 중 하나이며, 성인의 50%가량이 치질로 고생하고 있다. 치질은 치핵, 치열, 치루, 항문농양, 항문소양증 등 항문에 생기는 질환과 증상을 총칭해 말한다. 치핵은 항문 혈관이 확장되고 점막이 늘어나 발생한 것이고, 치열은 항문 점막이 찢어진 것을 말한다. 항문농양과 치루는 항문에 염증이 생긴 질환이다.

항문소양증(항문가려움증)은 여름철에 더 괴로운 대표적인 항문 질환 중 하나로 항문이나 항문 주위가 가려운 증상이다. 땀이 많이 나면서 항문 주위 피부가 습한 상태가 되어 이차 세균 감염에 의한 염증이나 곰팡이에 의한 감염이 쉽게 일어나서 가려움이 더 심해질 수 있다. 항문소양증의 원인은 아주 다양하지만, 많은 경우 치핵·치루·치열·직장탈출 등과 같은 직장·항문 질환이 있으면 분비물에 의해 항문 피부가 자극돼 가려움증이 발생한다. 그 외 커피·차 등 카페인이 많이 함유된 음식이나 술, 자극적인 음식 섭취 후에도 발생할 수 있고, 당뇨병이나 황달 등 질환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어린아이들의 경우 요충 감염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상쾌한병원 최정석 병원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상쾌한병원 제공 상쾌한병원 최정석 병원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상쾌한병원 제공

상쾌한병원 최정석 병원장은 “항문소양증의 치료 원칙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인 질환을 찾아서 치료하는 것과 항문 주위 자극을 피하는 것이다”며 “가렵다고 자꾸 긁으면 상처를 유발하고 피부가 두꺼워지면서 염증이 일어나 가려움증이 심해지므로, 항문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항문 주위 습기를 없애 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여름철 항문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습관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배변 시간은 짧게 해야 한다. 장시간 과도하게 힘을 주면 복압이 증가하면서 항문 혈관이 확장돼 치질이 발생하기 쉽다. 과도한 음주도 피해야 한다. 음주 후 치질에서 출혈과 통증, 탈항 등이 흔히 발생하는 이유는 항문 혈관이 갑자기 확장되기 때문이다. 더운 날씨에 오래 앉아 있으면 괄약근이 느슨해지고 상체의 수압이 아래로 작용하므로 항문 혈관이 확장된다. 한 시간 앉아 있었다면 10분 정도는 일어나 운동하는 것이 좋다. 찬 음식을 너무 자주 섭취하거나 상하기 쉬운 음식을 먹고 설사하게 되면 항문에 가해지는 자극 때문에 치질이 커질 수 있다. 또한 땀을 많이 흘리면 몸에 있는 수분이 줄어 변이 딱딱하게 되면서 치질을 악화시킨다. 그러므로 변비와 설사는 반드시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배변 후 따뜻한 물(40~42도)로 좌욕하는 것은 가장 좋은 치질 예방법이자 치료법이다.

최정석 원장은 “치질은 잘 보이지 않는 부위에 있으므로 본인은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없다”며 “대장에 암이나 염증이 있어도 치질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가 있으니, 치질이 있다고 생각되면 조기에 병원을 찾아 진찰받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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