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강한’ 러시아 공격 가정해 방위 전략 짠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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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종식 반세기 만에 첫 수립
한 달 내 동부전선에 30만 배치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예상보다 더디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바우어 나토 군사위원장은 “놀랄 일이 아니다”며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2일(현지 시간) 동부 전선에서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예상보다 더디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바우어 나토 군사위원장은 “놀랄 일이 아니다”며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2일(현지 시간) 동부 전선에서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냉전 종식 약 반세기 만에 수립하려는 ‘유럽 방위 계획’의 윤곽이 가시화하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군의 공격을 가정해 방위 전략을 수립한다.

롭 바우어 나토 군사위원장은 3일(현지 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1∼12일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새 방위 계획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키기 이전의 러시아 군사 역량 수준에 맞춰 수립된다고 설명했다. 강한 러시아군 공격을 가정해 최상의 방위 전략을 짜겠다는 의미다.

‘지역 계획’으로 명명될 새 계획은 유사 시 나토 병력 30만 명을 유럽 동부전선에 30일 이내에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북극·대서양, 유럽 중남부에 걸쳐 있는 알프스의 북측 지역, 유럽 남부 등 세 개 지역으로 나토 영토를 나눠 육해공 통합 방위 계획이 수립될 전망이다.

현재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에스토니아 북측에서 루마니아까지 약 4만 명의 병력이 상시 배치돼 있고 군용 항공기 약 100대 정도가 영공 방어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발트해와 지중해에서 군함 27척 정도가 임무를 수행 중으로 새 계획 수립 시 육해공 전반에 걸쳐 전력 증강이 추진될 전망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냉전 이후 처음으로 나토가 총괄적인 방어 계획을 마련하는 것이 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짚었다.

나토는 자체 분석에 따라 러시아가 향후 3∼7년이면 군을 재조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대적인 전력 증강을 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나토도 이번 정상회의에서 각국의 방위비 확대를 독려하고자 국내총생산(GDP)의 2%인 현재의 방위비 지출 가이드라인 수정에 합의할 전망이다. 그러나 해당 가이드라인이 강제성이 있는 조처가 아닌 데다 9년 전 합의된 현행 가이드라인에 따라 GDP의 2% 이상 방위비로 투입한 회원국은 지난해 기준 30개국(핀란드 제외) 중 9개국에 그쳤다.

한편 바우어 군사위원장은 이날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되찾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예상보다 더디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놀랄 일이 아니다”며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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