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산엑스포 막판 바람몰이… 10월 파리서 대규모 K팝 콘서트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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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중심 민간 주도로 추진
대기업서 비용 대고 정부가 보조
한류 콘텐츠 경쟁력 보여줄 행사
출연진·공연 규모는 아직 미정
11월 개최지 최종 선정 앞두고
사우디 물량 공세에 맞설 카드

세계적인 그룹인 방탄소년단(BTS)이 지난해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를 기원하기 위해 ‘옛 투 컴 인 부산’ 콘서트를 개최했다. 빅히트뮤직 제공 세계적인 그룹인 방탄소년단(BTS)이 지난해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를 기원하기 위해 ‘옛 투 컴 인 부산’ 콘서트를 개최했다. 빅히트뮤직 제공

오는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대규모 K팝 콘서트를 여는 방안이 추진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중심이 돼 개최하는 이번 콘서트는 11월 2030엑스포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한국의 콘텐츠 경쟁력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행사가 될 전망이다.

〈부산일보〉가 2030엑스포 유치와 관련, 대기업과 정부 관계자 등을 취재한 내용을 종합하면 이번 K팝 콘서트는 민간 주도로 추진된다. 대한상의 중심으로 주요 대기업이 비용을 부담하고 정부가 보조해 행사를 치르는 방식이다.

정부 관계자는 “K팝 콘서트를 파리에서 개최해 2030엑스포 부산 유치 분위기를 만들자는 논의가 대한상의와 일부 대기업 사이에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럽 등지에서 K팝에 관심이 높기 때문에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30엑스포 부산 유치와 관련, K팝을 비롯한 ‘한류’는 큰 힘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방탄소년단(BTS)의 엑스포 부산 유치 기원 콘서트는 전 세계에 부산을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번 콘서트 역시 프랑스는 물론 유럽 전역의 K팝 팬을 파리로 모으는 대형 행사가 될 수 있어 2030엑스포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최근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 직접 나설 정도로 2030엑스포 유치에 ‘진심’인 윤석열 대통령이 이 행사에 참석해 전 세계를 상대로 마지막 지지 호소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K팝 팬의 관심이 쏠리는 콘서트 출연진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예산 규모 등에 따라 출연진과 공연장 규모가 달라진다. 아직 이 부분이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어느 기업이 얼마나 부담할지 결정되고 공연 규모가 정해지면 구체적인 출연진 섭외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K팝 콘서트는 2030엑스포 유치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물량전’에 맞서는 카드도 될 전망이다. 사우디는 2030엑스포 유치 홍보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는 지난달 BIE 총회에서도 파리 현지 홍보에 힘을 쏟았다. AP는 이와 관련, '사우디가 2030엑스포 유치를 위해 (경쟁국에 비해)가장 큰 마케팅 지출을 하고 있다'면서 '에펠탑 인근에서 ‘리야드2030’ 전시회를 열고 파리 시내 택시에도 전광판 광고를 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는 4차 경쟁 PT에서도 2030엑스포에 78억 달러(약 10조 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거대 자금을 앞세운 사우디의 공격적인 행보에 대해선 국회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은 지난달 13일 국회 2030부산세계박람회유치특위 회의에서 “사우디 자본을 받아 운영되는 골프투어인 LIV가 (미국)PGA와 합병한다는 뉴스가 나왔다”면서 “미국과 사우디의 밀월 관계가 물밑에서 시작된 게 아니냐”고 물었다. LIV와 PGA의 합병에 대해선 ‘사우디 자본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BIE와 관련해서 어떤 연관이 있을지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2030엑스포 유치를 위한 홍보 경쟁에는 이탈리아 로마도 적극적이다. 로마는 ‘글래디에이터’ 등의 영화로 유명한 헐리우드 배우 러셀 크로우를 홍보대사로 내세우는 등 홍보전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2030엑스포 유치 ‘공식 대사’로 임명된 크로우는 로마의 4차 PT 영상에 등장했고 최근에는 로마에서 열린 유치 관련 행사에 등장해 힘을 실었다.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4차 PT와 관련, '사우디의 ‘거대 자금력’과 이탈리아의 ‘소프트 파워’가 맞대결을 펼쳤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이처럼 홍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K팝 콘서트는 한국의 콘텐츠 경쟁력을 부각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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