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우울증 때문에… 2개월 아기 살해한 엄마 항소심도 징역 4년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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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건강하지 못하다고 여겨 자책
‘출산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범행
“피고 마음 헤아리기 어려우나 생명은 소중”

해당 신생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부산일보DB 해당 신생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부산일보DB

산후우울증을 이유로 태어난 지 겨우 두 달밖에 되지 않은 신생아를 살해한 30대 여성이 항소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부산고법 형사2-3부(부장판사 김대현)은 살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 받은 30대 A 씨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5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9월 부산 강서구 자택에서 태어난 지 2개월 된 자신의 아기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산후우울증을 앓고 있던 A 씨는 출산 당시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나지 못하자, 이후 아기에게 장애가 생길 것을 염려했다. 산후조리원에서 퇴원해 집으로 돌아와서도 자신 때문에 아기가 더 많이 울고 보채는 등 아픈 것 같다며 자책했다.

그러던 중 A 씨는 남편이 잠든 사이 ‘아기가 태어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에 범행을 저질렀다. A 씨는 범행 직후 경찰에 자수했다. A 씨는 아기를 갖는 데 어려움을 겪어 시험관 시술 등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인 아이는 피고인의 무참한 선택으로 사람으로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얼마 누리지 못한 채 무참히 죽임을 당했다”면서도 “이 범행으로 피고인 또한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고, 남은 생애 동안 스스로 어린 자녀를 죽였다는 죄책감으로 형벌과 다름없는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선고를 듣기 위해 법정에 선 A 씨는 울음을 터뜨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판사들도 피고인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기는 어렵다. 피고인의 마음도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생명이란 너무나 소중하고 귀중한 가치이기에 원심에서 정한 형을 바꿀 수는 없다”고 밝혔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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