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 문화 플랫폼 기대 모으는 부산국제아동도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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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 부산, 성공적 개최 충분한 역량
아시아 시장 선점, 아동문학 세계화 기회

2018년 제55회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린 국제아동도서전 전경. 대한출판문화협회 제공 2018년 제55회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린 국제아동도서전 전경. 대한출판문화협회 제공

제1회 부산국제아동도서전이 내년인 2024년 11월 벡스코에서 열린다. 국내서는 처음으로 개최되는 국제아동도서전이라고 한다. 전쟁 통에도 지식의 갈증을 채워 준 책방골목의 역사를 지닌 책의 도시이자, 우리나라 광역시 가운데 처음으로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은 도시가 부산이다. 책과 아동이라는 두 이미지를 동시에 갖춘 부산은 아동도서 축제의 장을 품을 만한 충분한 자격과 문화적 역량이 있는 것이다. 부산에서 국제아동도서전이 성공적으로 치러진다면 향후 부산문화 부흥의 새로운 거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거는 기대가 크다. 현재 아시아에서 두각을 보이는 국제아동도서전이 없는 만큼 부산이 이를 선점해 지역 문화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한국 아동문학의 새로운 산실로 도약할 기회이기도 하다.

국제아동도서전은 세계 유명 아동문학 출판사들이 총집결해 작가와 작품을 선보이는 문화산업 현장이다. 한국 아동문학은 그 수준이 높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데, 근년에는 해외 유수의 권위 있는 상을 휩쓰는 등 빼어난 성과를 보인 바 있다. 실제로 2018~2019년 도서저작권 수출 현황을 보면 그림책이 차지하는 비중이 문학책보다 3배나 높은 걸 알 수 있다. 국제아동도서전이 만들어지면 다양한 아동문학 콘텐츠를 통해 독자들의 관심을 높이고, 한국 아동문학을 해외에 알려 한국 문학의 세계화에도 기여하는 장점이 있다.

도서전은 성인도서의 경우 독일 프랑크푸르트도서전이, 아동도서는 이탈리아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이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국내에는 1947년 시작한 서울국제도서전이 있는데 성인도서 대상이라서 부산국제아동도서전과는 그 영역이 다르다. 아시아에선 2013년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아동도서전이 규모가 가장 크다. 하지만 볼로냐 도서전과 협업으로 운영되는 까닭에 권위가 그리 높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한국 아동문학이 K컬처의 하나로 세계적인 인정을 받는 상황에서 부산이 아동도서전을 발판으로 아시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부산 문화계뿐만 아니라 한국 출판계가 내년 부산국제아동도서전의 성공적 개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행사가 향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행사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부산국제아동도서전만의 독특한 특성을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키워 나가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산은 특히 부산국제영화제와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 같은 굵직한 문화 행사가 열리는 도시인 만큼, 이번 기회에 출판과 다른 미디어의 만남을 적극 실험해 시너지 창출 효과를 거두는 시도도 해 볼 만하다. 프랑크푸르트도서전이나 볼로냐도서전의 경우, 해당 도시가 탄탄한 구심점 역할을 한다고 한다. 부산시 역시 중앙정부의 공감대와 재정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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