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꽉’ 막혀 답답한 축농증, 두통·치통까지 부른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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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근처 동굴인 ‘부비동’의 배설 통로 막혀 발생
농 쌓여 코 막히고 목으로 넘어가면 기침도 유발
급성 축농증은 약물 치료, 만성은 수술 고려해야

축농증 때문에 코가 막히고 부비동 공간에 농이 차면 머리가 무겁고 두통이 발생한다. 증상이 심하면 눈이나 귀, 치아까지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축농증 때문에 코가 막히고 부비동 공간에 농이 차면 머리가 무겁고 두통이 발생한다. 증상이 심하면 눈이나 귀, 치아까지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여름이지만 주위에 감기에 걸려 코가 꽉 막히거나 콧물을 훌쩍거리는 사람이 많다. 과도한 냉방은 실내외 온도 차를 크게 만들어 체온 조절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감기를 제때 치료하지 못하면 급성비염이 오고, 더 심해지면 축농증으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코 분비물이 목으로 넘어가는 ‘후비루’

성인의 머리 무게는 대략 4.5~6kg으로 우리 신체 중 비교적 가늘고 긴 목으로 지탱하고 있다. 6kg짜리 아령이나 10~11파운드 볼링공을 목으로 지탱하고 있는 셈인데, 목이 이렇게 무거운 머리를 지탱하고 있는데도 문제없이 잘 지낼 수 있는 것은 왜일까? 머리는 볼링공처럼 하나의 덩어리가 아니라 여러 개의 동굴 형태 공간이 있는데 이를 부비동(코 근처의 동굴)이라 한다. 부비동은 숨 쉬는 공기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것은 물론 머리의 무게를 가볍게 하고 외부 충격을 흡수해 뇌를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축농증은 부비동에 농(고름)이 축적되는 질환이다. 부비동에는 분비물이 차는 것을 대비해 이를 배설시키는 통로와 기능이 있다. 생활하다 보면 코에 과도한 분비물이 생기거나 코안에 물이 들어가기도 하지만, 문제없이 기능을 잘 유지하는 것은 바로 이 배설 기능 때문이다. 그런데 배설 통로가 막히게 되면 분비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고여서 고름과 같은 코의 분비물, 즉 농성비루가 생긴다. 농성비루는 코의 구조상 뒤쪽으로 흘러 목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이런 현상이 축농증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인 ‘후비루’이다. 후비루는 목과 기관지를 자극해 기침을 유발한다. 또한 농성비루에 의해 코가 막히고, 부비동 공간에 농이 차게 되면 머리의 무게가 증가해 머리가 무겁고 두통이 발생한다. 증상이 심하면 주변을 압박해 눈이나 귀, 치아에 통증이 생기고, 심한 경우 눈이 빠질 듯이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축농증의 원인 중 가장 흔한 것은 감기로 인한 급성 비염과 알레르기 비염이며, 수영과 같은 레저 활동도 원인이 된다. 외상이나 종양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외상으로 배설되는 길이 비뚤어지거나 종양이나 물혹 등이 배설 통로를 막으면 축농증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에는 치아 감염, 임플란트 시술과 같은 문제로 인한 축농증이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 상악동(위쪽 턱뼈 공간)에서 발생하는 축농증과 관련이 많다. 상악동의 바닥에는 위쪽 치아들의 뿌리가 박혀 있는데 치석 등에 의해 상악동 바닥이 얇아지면 치아가 흔들리고 더 진행되면 바닥을 뚫고 상악동 안으로 노출된다. 치아 뿌리에는 균이 많아서 상악동 내부에 고름이 생기게 되며, 이 경우 악취를 동반하는 농성비루가 생긴다.

부산성모병원 구수권 병원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부산성모병원 제공 부산성모병원 구수권 병원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부산성모병원 제공

■만성 축농증은 수술 필요한 경우 많아

축농증의 진단은 내시경을 이용한 국소 소견 관찰이 중요하다. 영상학적 검사는 단순 부비동 엑스레이와 부비동 CT가 있다. CT는 부비동의 형태, 점막 상태, 농이 축적된 정도, 주변 구조와의 연관성 등을 관찰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검사이다.

치료는 크게 약물 치료와 수술 치료로 나눈다. 치료 원칙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발생한 부비동의 자연 배설 통로의 막힘을 해결해 부비동에 고인 농을 원활하게 배설시켜 주는 것이다. 급성 축농증의 경우 항생제를 포함한 약물치료를 통해 부비동 배설 통로의 부종과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를 한다.

부산성모병원 구수권 병원장(이비인후과 전문의)은 “대개 3개월 이상 경과한 경우를 만성 축농증이라 하며, 오랜 염증으로 인해 물혹이 생기거나 구조의 변형을 동반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코 내부는 눈과 머리 등 중요한 구조들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CT를 촬영해 정확한 병변과 해부학적 구조를 완벽하게 파악한 후 내시경을 이용해 정밀하게 수술한다”고 말했다.

내시경을 이용해 수술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부산성모병원 제공 내시경을 이용해 수술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부산성모병원 제공

축농증 수술은 병든 장기를 제거하는 수술이 아니라 병변을 제거해 코의 기능과 점막을 재생하는 일종의 기능적 수술이다. 수술 후 정상적인 상태가 됐더라도 축농증을 발생시켰던 원인이나 환경에서는 다시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수술 후 알레르기 비염을 조절하고 감기가 걸리면 이른 시일 안에 치료하는 등 관리가 중요하다.

구수권 병원장은 “축농증의 후비루에 의해 기관지염이나 천식이 발생할 수 있고 눈·머리 등에 염증과 관련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며 “코는 생명을 불어넣는 길목인 만큼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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