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산 알리고 한류 전파하는 데 한복만큼 좋은 게 없죠”

강성할 선임기자 sh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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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래 부산 범일동 ‘신라의 멋’ 대표

하동 녹차엑스포 한복 패션쇼 주도
의상에 수놓은 대신 그림 그려 눈길
지역 대표할 한복전시관 설립이 꿈

“외국인들은 한복을 너무 좋아합니다. 부산과 대한민국을 알리는 한류 전파에 한복만큼 좋은 것도 없다고 봅니다. 2030월드엑스포가 부산에 유치되면 부산의 한복이 대한민국을 홍보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한복 디자이너인 강명래 대표는 부산 동구 범일동에서 ‘신라의 멋’이란 간판을 걸고 한복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가 만든 한복들이 단골 손님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가 높아져 매출도 점차 상승하고 있다. 강 대표가 제작한 한복의 가장 큰 특징은 제품 원단에 수를 놓는 방식 대신 그림을 그려넣은 문양이 톡특하다는 점이다.

그는 한복을 유난히 좋아했던 20대 나이에 제품에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넣는 기술에 관심을 두게 됐다. 중학생 시절 미술반에서 그림을 배웠던 뛰어난 솜씨를 바탕으로 24세 때 한복인의 꿈을 키웠고, 한복 원단에 그림을 그려넣는 작업도 시작했다. 강 대표는 “한복에 그림을 그려넣는 작업이 누구도 시도해 보지 못한 제작 기술이어서 힘든 점이 많았다”며 “한복과 우리 문양의 아름다움을 계승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고생스러움도 잊고 작업을 계속해 왔다. 처음 기술을 배웠던 시절 힘들었던 작업 활동이 지금엔 큰 자양분이 됐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이렇게 30여 년의 수련 생활을 끝낸 후 직접 운영하는 한복집을 차리게 됐다. 가게는 문을 열자마자 큰 인기를 얻어 당시 6명의 제자까지 데리고 있었다. 강 대표는 “손으로 그린 문양은 수를 놓은 문양보다 눈으로 봐도 훨씬 예뻤고, 입었을 때는 색다른 느낌마저 줘 손님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면서 “한복을 만들어 판다는 생각보다 오래 소장할 수 있도록 작품성에 우선을 두고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가장 큰 꿈은 한국 고유의 전통미와 독창미를 지닌 자신의 작품들을 시민들에게 선보이는 한복전시관을 설립하는 것이다. 특히 2030월드엑스포 부산 개최가 결정된다면 지역을 대표하는 한복전시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강 대표의 생각이다.

그렇게 그림을 그려넣은 옷을 만들며 한복 외길 인생을 걸어온 세월이 어느덧 30여 년이 흐른 것이다. 강 대표는 고향인 경남 하동군에서 지난 5월 열린 ‘2023하동세계차엑스포’ 행사에서 한복 패션쇼를 가졌다. 하동세계차엑스포는 차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정부 승인을 받은 국제 행사였다. 그가 디자인하고 제작한 다채로운 한복 30여 점이 패션쇼를 장식했다. 이 패션쇼에서는 차를 주제로 찻잎, 차꽃, 6대 발효차 색상 등을 활용해 디자인한 옷을 선보였다. 새하얀 저고리와 치마에 푸른 찻잎이 그려진 한복, 찔꽃을 닮은 흰색의 차나무꽃이 곱게 그려진 문양, 풍성한 치마와 도포에 한자 ‘茶’(차)를 가득 새긴 한복 등을 대중에 알렸다.

강 대표는 “차엑스포 주 무대에 마련된 한복 패션쇼는 ‘찻잎 살포시 내려앉다’라는 주제로 1시간가량 펼쳐졌다”며 “한복을 입은 모델이 무대 위를 걸을 땐 관중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주제에 딱 맞는 녹차와 한복의 만남은 오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이어 “하동세계차엑스포장에서 차를 주제로 한 한복 패션쇼를 개최하게 돼 뜻깊었다”며 “한복으로 한국의 멋을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됐다”고 뿌듯해 했다.

강 대표는 지난해 (사)한문화진흥협회가 위촉하는 한문화진흥협회의 한복 홍보대사와 한복 외교사절단에 선발되기도 했다. 한복의 세계화와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기여한 공로로 2017년 세계의상페스티벌에서 한복 부분 대상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베트남 수교 기념 패션쇼 등에 참가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한복을 입는 사람들이 크게 줄어든 것이 사실이지만 새로운 변화를 통한 한복의 대중화가 더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부산은 한복과 관련한 인프라가 다른 도시에 비해 잘 갖춰져 있어 2030세계박람회 유치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사진=강성할 선임기자 shgang@busan.com


강성할 선임기자 sh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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