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승희 후폭풍… ‘국힘 수성’ vs ‘민주 탈환’ 혈투 예고 [PK 총선 일타강의]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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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무주공산 중영도 격랑 속으로

초유의 폭로전에 지역민심 이반
부산 총선 최고 격전지 떠올라
박성근·안성민 등 유력 거론

민주 “충분히 해볼 만한 지역구”
총선 석패 김비오·박영미 물망
흔들리는 민심 붙잡기 총력전

현역 황보승희 의원이 최근 국민의힘 탈당과 불출마를 선언한 부산 중영도 지역이 내년 부산 총선 격전지로 떠올랐다. 여권으로선 악재가 겹쳤다는 평가다. 황보 의원 개인사 문제에 대한 지역 반감은 물론 여당 후보군에 대한 황보 의원의 불만이 상당해 당내 분열 조짐을 보이는 것도 지역구 수성의 걸림돌로 꼽힌다. 반면 상대적으로 호재를 맞은 더불어민주당은 풍부한 후보군을 바탕으로 총력전에 나설 태세다.

국민의힘 중영도 총선 출마 후보군으로는 박성근 국무총리 비서실장,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 김용원 변호사(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가 거론된다. 곽규택 변호사도 서동구를 아울러 중영도 출마 후보군으로 오르내린다. 현재까지는 박 비서실장과 안 의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검사 출신인 박 비서실장은 황보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출마 의지를 확고하게 밝히고 있다. 주로 공안 업무를 해왔던 박 비서실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인수위에 발탁하고, 총리 비서실장에 천거하는 등 개인적 인연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장은 시의회 최다선인 4선 시의원으로, 중영도 터줏대감으로 꼽힌다. 그는 의장으로 추대된 뒤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활동을 활발히 펼쳤고, 시의회도 별다른 잡음 없이 이끌어 지역에선 국회 진출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여당 후보군 윤곽이 잡혀가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초유의 폭로전으로 국민의힘에 부담을 안긴 황보 의원 논란이 지역 민심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내부 분열은 또 다른 변수로 꼽힌다. 황보 의원은 본인과 관련된 의혹을 퍼뜨린 ‘보이지 않는 손’으로 박 비서실장을 공공연하게 지목하고 있다. 향후 박 비서실장이 공천장을 받을 경우, 황보 의원이 견제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황보 의원은 자신이 공천을 준 안 의장과도 관계가 소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을 떠난 황보 의원의 영향력이 제한적이겠지만, 상황이 박빙으로 흐르면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민주당 분위기가 활발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선 후보군이 넘쳐난다. 민주당 내부에서 중영도는 경선 유력 지역으로 꼽힌다. 국민의힘 분열 속 민주당이 경선을 통해 ‘바람몰이’에 나설 경우 판세는 예측불허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민주당 후보군으로는 김비오 전 지역위원장, 김철훈 전 영도구청장, 윤종서 전 중구청장, 박영미 지역위원장, 김의성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중영도 지역 승리를 목표로 한다. 중영도 지역은 그간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등 보수정당이 대대로 바통을 이어왔지만, 민주당은 이번만큼은 탈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지난 총선 때 초박빙 접전을 거듭한 점도 민주당에 힘을 싣는다. ‘문재인 청와대’에서 정무수석실 선임행정관을 맡았던 김 전 지역위원장은 지난 총선에서 황보 의원에 6351표(6.95%포인트(P)) 차로 석패했다. ‘무난한 승리’를 예측했던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은 진땀을 빼야했다. 총선에 앞선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초접전을 벌이기도 했다.

다만 중영도 지역은 여전히 보수세가 굳건하고, 총선에선 정당별 투표가 부각되는 만큼 황보 의원 논란이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부산 정치권 관계자는 “황보 의원의 탈당·불출마 카드도 내년 총선이 흔들릴 것을 염두에 둔 당 차원의 의중”이라면서도 “민주당에서 중영도를 충분히 해볼 만한 지역으로 보는 것도 사실이다. 총선 이전에 여당이 재빨리 민심을 굳히냐, 민주당이 민심을 흔드냐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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