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산교대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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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련 전 부산초등교장회 회장

최근 교육부는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 평가 결과 15곳을 선정하였는데, 부산에서는 유일하게 부산교대-부산대를 지정하였다. 요즘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학교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대학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교육부가 글로컬대학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통폐합 예비 지정으로 초등교육의 산실인 부산교육대학교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매우 안타깝다. 부산교대는 오랜 세월에 걸쳐 초등교육의 전문성을 공들여 쌓아왔는데, 그 노력들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부산교대를 일반대학인 부산대학교와 통합하는 것은 초등교육의 본질과 정체성을 무시한 결정이다.

2008년 제주교대를 제주대학교와 통합시킬 때 교육부는 온갖 지원을 약속했지만, 통합 후에는 그 지원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일부 지원된 예산도 제주대에 집중 투자돼 (옛)제주교대 건물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환경이 더 열악해졌다고 했다. 제주교대와 제주대학교의 통합은 성공 사례가 아닌 실패 사례가 되었다.

2022년 박수자 총장은 교대 동문들을 대상으로 한 대학발전계획 설명회에서 통폐합 추진 여부를 설문조사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황당한 설문 문항을 제시했다. 통폐합 추진의 가부를 묻는 명료한 설문지가 아닌 애매한 3지선다형 설문지를 제시했다. 이 설문 결과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해 추궁하니 그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했다. 결국 총장이 자의적으로 해석하겠다는 소리나 마찬가지였다. 그 후 설문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오리무중이었다.

2022년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러한 통폐합 문제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 했다. 그러나 2023년 초 교육부가 글로컬대학 사업 계획을 발표하자, 부산교대와 부산대가 전광석화처럼 통폐합을 밀어붙이고 있다.

총장을 비롯한 일부 교수들이 글로컬대학 사업을 추진하면서 다른 교수들에게 그 내용을 충분히 안내하지 않은 상태에서 찬반 표결을 했다. 또한 대학 통폐합은 대학평의회를 거쳐야 하는데, 평의회 구성이 대학 규정에 위배되는 점도 발견되었다. 그동안 총장 측이 추진하고 있는 통폐합 안을 학생의 98%와 교수의 40%, 대다수의 동문들이 반대하고 있음에도, 편법을 동원해 이를 밀어붙였다. 이런 비민주적인 처사에 총장 측에 대한 믿음이 허물어졌다. 일부 교수들이 자신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학생들과 동문들의 염원을 외면했다.

2020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총장 측은 비민주적인 편법을 동원해 부산교대의 통폐합을 추진해 왔다. 또한 초등교육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부산교대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을 재검토해 줄 것을 교육부에 간곡하게 요청한다. 부산대에서 작성한 글로컬대학 사업 계획서는 두 대학의 통합을 전제로 ‘종합교원양성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새로운 교원양성체제를 지방의 특정 대학이 실험적으로 구축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전국의 10개 교육대학 중 부산교대만 사라지면, 새로운 교원양성체제가 구축되는가? 2019년 전국교대총장협의회는 새로운 교원양성체제 개편을 위해 교육부와 협의하자고 제의한 바 있다. 새로운 교원양성체제 개편에는 다양한 방안이 나올 수 있다. 일례로 40여 년 전 국가적 차원에서 교육대학끼리 통폐합한 사례가 있다. 이러한 교원양성체제 개편은 국가적 사업이다. 교육부는 전국 10개 교육대학과 협의해 ‘새로운 교원양성체제’를 구축해 나갈 것을 건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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