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건강하고 소화 잘되는 쌀빵 개발에 20년 매달렸어요”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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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남 부산 메가마트 제과제빵 명인

대형마트 베이커리 최초 명인 선정
습식 분쇄기술로 쌀가루 빵 만들어
딸이 ‘빵수저’라 부를 때 자부심 커

“제과업계는 유행에 쉽게 변화하지만, 좋은 재료로 만든 건강한 빵은 절대 외면받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20년 동안 매진해 왔습니다.”

전국 대형마트 최초로 글루텐이 전혀 없는 ‘라이스 브레드(쌀빵)’를 선보인 부산 메가마트 ‘바스키아’ 베이커리 김우남 제과제빵 명인은 지난 2월 영남권 대형마트 베이커리 최초로 대한민국 제과제빵 명인으로 선정됐다. 제과제빵 명인은 20년 이상 관련 업계에 종사한 사람들 중에서 뽑힌다. 업계의 추천을 받아 기술력과 업계 기여도 등을 엄격하게 평가해 선정한다.

2000년 메가마트에 입사한 김 명인은 소위 ‘쌀빵에 미친 남자’다. 그는 “제과제빵 업계가 어떤 업종보다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해 인기 있는 빵이 수시로 변하지만, 단순히 트렌드를 좇는 것보다 ‘좋은 재료로 만든 건강하고 맛있는 빵’은 외면받지 않는다는 강한 믿음으로 20년 넘게 쌀빵 개발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에게 익숙한 밀가루빵은 밀가루에 포함된 글루텐 성분 탓에 위장에 더부룩함을 유발하는 등의 단점이 있다. 반면 쌀빵은 건강하고 소화가 잘되는 대신 밀가루빵처럼 부드러운 식감을 구현하기는 어렵다.

김 명인은 “쌀가루 가격이 일반 밀가루보다 2~3배나 비싸다. 또 밀가루는 10~15분 정도면 반죽이 가능한데 쌀빵은 배가량 더 걸리고 발효에도 시간이 훨씬 많이 소요된다”며 “이런 공정 탓에 쌀빵은 밀가루처럼 대량 생산이 힘들고 만드는 난도도 높아 대형마트 베이커리에서 생산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김 명인을 포함한 메가마트 바스키아 베이커리는 오랜 연구 끝에 개발된 ‘에어 제트 습식 분쇄 기술’의 쌀가루로 빵을 만들고 있다. 이 기술을 통해 쌀가루를 밀가루 빵의 부드러운 식감과 맛에 100% 가깝게 재현했고, 비타민과 미네랄 등의 영양소가 더 많이 함유된 ‘건강하고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게 됐다. 부산 메가마트 동래점, 경남 양산 덕계점은 최근 글루텐 프리 쌀빵 3종을 새롭게 출시해 총 12종의 쌀빵을 판매하고 있다. 이는 바스키아 베이커리에서 판매 중인 빵 종류 중 약 20% 비율로, 메가마트 측은 앞으로 쌀빵의 비중을 더 늘려갈 계획이다.

김 명인은 직접 만든 쌀빵에 대해 고객들의 좋은 피드백을 받을 때가 가장 즐겁다고 했다. 그는 “초기엔 개발한 쌀빵이 고객들에게 철저히 외면받는 등 시행착오도 많았다”면서 “하지만 점차 입소문이 나면서 고객들이 ‘빵이 소화가 잘됐다’ ‘이가 안 좋은 부모님에게 사드렸는데 맛있게 드셨다’는 등의 좋은 반응을 들을 땐 정말 기뻤다”고 밝혔다.

그는 또 “20대 초반인 딸이 제가 명인이 된 이후로 남들은 ‘금수저’라고 하는데 자기는 자랑스러운 ‘빵수저’라고 말할 때 그동안의 노고를 잊을 정도로 뿌듯했다”며 “제빵은 시간과 온도를 통제하며 기다림이라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고객들이 우리가 만든 쌀빵을 100% 만족할 때까지 기다림을 갖고 정성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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