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수소차만으로는 한계… 바이오에탄올 확대해야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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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친환경연료 국제심포지엄
수송부문 탄소저감 대안 마련
패러다임 전환기 연료로 주목
진입장벽 낮고 즉각 효과 기대
신재생연료 의무혼합제 포함해야

한국자동차기자협회와 주한미국대사관, 미국곡물협회 주최로 11일 개최된 ‘2023 친환경연료 국제 심포지엄’에서 패널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한국자동차기자협회와 주한미국대사관, 미국곡물협회 주최로 11일 개최된 ‘2023 친환경연료 국제 심포지엄’에서 패널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2050년까지 수송부문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선 전기·수소차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신재생에너지인 바이오연료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현재 바이오디젤에만 적용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연료 의무혼합제도(RFS)’에 바이오에탄올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와 주한미국대사관, 미국곡물협회는 1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즈호텔에서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친환경연료의 역할’을 주제로 ‘2023 친환경연료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세계 각국의 친환경연료 정책 동향과 한국의 현황을 살펴보고, 수송분야에서의 탄소 저감을 위해 우리 실정에 맞는 현실적인 정책 대안과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미국과 EU(유럽연합), 일본, 중국 등을 비롯한 세계 60개 국에서 대기환경 개선,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해 바이오에탄올을 도입하고 있다. 그 중 47개국이 바이오디젤과 바이오에탄올을 같이 사용하고 있다. 정부는 바이오디젤 혼합정책은 시행하고 있지만 지난 수 년간 검증을 마친 바이오에탄올은 자동차·정유업계 반대로 도입을 미루고 있다.

이날 참석한 전문가들은 RFS에 바이오에탄올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지만, 아직 과도기인 만큼 탄소중립을 위한 현실적이고 즉각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양대 이기형 기계공학과 교수는 “전기·수소차가 탄소중립의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전기나 수소 제조과정에서 오히려 탄소배출이 증가하게 된다는 지적이 있고, 전력공급이 전기차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면서 “바이오연료를 적극 사용하는 등 탄소중립에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연료와 기술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오에탄올 연료의 필요성과 적합성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한국바이오연료포럼 유영숙(전 환경부장관) 회장은 “국가 연구기관에서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이미 실증시험을 했고, 그 결과 바이오에탄올 사용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얻은 바 있지만 아직까지 바이오에탄올의 혼합 의무화 정책이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바이오연료 무역협회인 글로스에너지의 마이크 로렌즈 수석부사장도 “기후 변화로 인해 즉각적인 탄소 감축이 필요한 상황에서 바이오에탄올은 진입장벽이 가장 낮고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바이오에탄올의 차량 적합성에 관해 르웨나 토레스 오도네즈 에탄올 기술자문 컨설턴트는 “미국은 지난 50여 년간 바이오에탄올이 10% 혼합된 연료를 쓰고 있고 필리핀과 같은 아시아 국가에서도 같은 연료를 오랜 기간 사용했다”면서 휘발유 차량 적용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바이오에탄올의 탄소감축 효과와 관련해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이의성 박사는 “바이오에탄올 원료의 생산부터 최종 자동차의 연소에 이르는 전주기 분석 결과, 바이오에탄올이 휘발유보다 약 44~46%의 탄소배출을 감소시켰다”면서 “향후 다양한 바이오매스(생물유기체) 공급원료에서 저탄소 에탄올의 생산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날 주제발표후 진행된 패널 토론에서 에너지경제연구원 김재경 연구위원은 “바이오연료 도입의 필요성은 있다하더라도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정유업계와의 상생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오토뉴스 채영석 국장은 “환경론자들은 에탄올 제조를 위해 곡물 값이 상승하고 에탄올 연료가 기존의 화석 연료 보다 이산화탄소를 더욱 많이 배출한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면서 “에탄올의 이산화탄소 배출에 관해서도 모두 인정할 수 있는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곡물협회 한국사무소 김학수 대표는 “바이오연료 사용은 중동 의존도가 높은 수송용 에너지원의 다양화를 통해 에너지 안보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는 바이오연료업계와 정유업계, 자동차업계, 바이오 신소재 화학기업, 주정업계, 국회, 학계와 정부·기업연구소 관계자 등 약 200명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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