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나토 가입 합의

북유럽 일대 러 영향력 축소
러 국경 접한 발트3국 안정
북극해 안보 전략에도 도움
우크라 나토 가입도 급물살

나토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10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에르도안(왼쪽) 튀르키예 대통령과 크리스테르손(오른쪽) 스웨덴 총리가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가입하면 북유럽 안보지형이 격변할 전망이다. 러시아의 북유럽 활동 영역이 축소되고 유럽 중북부 구소련권 국가들의 안보 불안이 완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웨덴은 자체 국방력으로 나토의 집단방위에 한몫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웨덴은 해군력이 강하고 전투기까지 만들어 수출하는 국가로서 나토 가입을 추진하며 국방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냉전시대 종식 후 국방예산을 절감하던 추세를 바꿔 병사를 모집하고 군기지를 개설하며 장비를 현대화하고 있다.

스웨덴이 나토에 제공할 안보이익은 특히 31번째 동맹국으로 최근 가세한 핀란드와 한 쌍을 이뤄 극대화된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스웨덴 없이 완성되지 않는다”고 지난 3월 밝혔다. 스웨덴과 핀란드의 공동 안보는 러시아의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맞닿은 전략적 요충 발트해를 사실상 점거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스웨덴, 핀란드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나토 동맹국인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3국과 발트해를 둘러싼다. 발트3국은 러시아 본토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까닭에 안보 불안을 느껴왔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그 수위는 더 높아졌다.

나토는 이들 흔들리는 국가에 스웨덴, 핀란드를 통해 더 쉽게 군사력을 증강할 수 있어 집단방위 체제의 결속과 안정을 꾀할 수 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이언 브레진스키 선임 연구원은 “스웨덴이 합류하면 발트해가 ‘나토의 연못’이 된다”며 “유럽 중북부에 안보와 군사적 안정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스웨덴이 나토에 실질적 군사역량을 보탤 것”이라며 “무엇보다 군사적 책임을 다할 것을 결의하는 회원국이 편입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더 장기적으로 스웨덴의 나토 합류는 서방이 러시아의 북극해 전략을 통제하는 데에도 힘을 보탤 수 있다. 스웨덴은 미국, 러시아, 캐나다,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와 함께 북극이사회를 구성한다.

미국과 영국 등 나토 주요 회원국들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 소식에 환영의 목소리를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서양 방위 강화를 위해 튀르키예·스웨덴·유럽과 함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스웨덴의 가입은 우리 모두를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의 걸림돌로 꼽혔던 정치·국방·경제 개혁 관련 절차가 면제될 전망이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10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집약적인 회담 끝에 나토 동맹들은 우크라이나의 가입 절차에서 ‘회원국 자격 행동 계획’(MAP)을 제거하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나토 가입 희망국은 정치와 국방, 경제 수준을 나토 회원국에 요구되는 수준으로 개혁해야 하는데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이 절차를 면제하기로 기존 회원국 간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나토는 지난 4월 회원국으로 합류한 핀란드에도 이 절차를 면제했다. 2020년 나토에 가입한 북마케도니아는 MAP 통과에만 20년이란 세월이 걸린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서방 당국자는 영국 AFP통신에 “MAP는 그저 나토 가입 과정에서 거치게 되는 여러 절차 중 하나에 불과하다”면서 “이것이 면제돼도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 전 추가적인 개혁을 완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