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기 필터 3일이면 새까매져” 진주 원룸촌 수돗물 논란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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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국립대 후문 원룸촌서 샤워기 필터 오염 주장 제기
대학교 커뮤니티 통해 확산…수돗물 안전 우려 목소리
진주시, 원룸촌 일대 수질검사 등 정확한 원인 파악 나서

경상국립대학교 인근 원룸촌에서 샤워기 필터가 3일 만에 새까매진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독자 제공 경상국립대학교 인근 원룸촌에서 샤워기 필터가 3일 만에 새까매진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독자 제공

경남 진주시의 한 대학가 원룸촌에서 샤워기 필터가 금방 오염된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대학교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경상국립대 후문에 거주하고 있는 한 대학생 A 씨의 글이 올라왔다.

A 씨는 “학교 후문에 거주하고 있는데 유독 이곳 일대 상수도 수질이 좋지 못한 것 같다”며 “수돗물 샤워기 필터를 새 걸로 바꿔도 3일이면 더러워진다”고 적어놨다.

특히 서울 자택에 있는 3개월 된 샤워기 필터와 일주일 된 진주 원룸 것을 비교하며 차이가 상당히 크다고 강조했다.

살고 있는 건물이 지난 3월 신축한 원룸이라고 밝힌 A 씨는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하기 위해 비슷한 사례를 찾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필터가 검은색으로 변색되면서 수질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독자 제공 필터가 검은색으로 변색되면서 수질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독자 제공

현재 경상국립대 후문 쪽 원룸촌에는 원룸 건물만 수백여 채에 달한다.

A 씨가 글을 올린 이후 지금까지 20여 명이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며 사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상국립대 후문에 거주하는 한 학생은 “그 글에 대해 들었다. 내가 살고 있는 원룸은 그렇게 심하지는 않지만 불안한 것도 사실”이라면서 “수돗물이 안전한 지, 먹어도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진주시도 샤워기 필터 변색 원인 규명에 나섰다.

13일 진주시에 따르면 민원이 발생한 원룸촌 지역은 2019년 노후관을 대대적으로 교체한 곳이다.

배수와 급수관 모두 녹이 슬지 않는 스테인리스 재질이 피복된 수도관이 매설돼 있다.

때문에 녹보다는 철과 망간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진주시 정수장 모습. 진주시 제공 진주시 정수장 모습. 진주시 제공

수돗물에 함유된 철과 망간은 염소와 반응해 산화하면서 입자성을 띠고 정수 필터에 달라붙어 변색을 일으킨다.

특히 망간은 수질기준(0.05mg/L) 이하 극미량만 포함돼도 가정 내 수도 필터를 통과하면 변색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일단 철과 망간의 함유량을 포함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원룸촌 일대를 3개 구역으로 구분해 수질검사를 실시하고 구간별 수질 변동 여부를 파악하기로 했다.

또 전문기관인 낙동강유역환경청과 한국수자원공사와 협업해 정수장과 수도 배관, 옥내 배관 등 수도 관련 시설도 대대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먹는 물 수질기준에 따라 59개 항목을 준수해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며 “가정 내 수도 정수필터 변색의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고 관련 대책을 수립해 재발 방지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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