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외교장관 “북 탄도미사일 심각한 우려” 한목소리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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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규탄 공동 성명 발표
“당사국 평화적 대화 촉구”
미중 외교 수장 ‘외교전’ 치열
박진·왕이 양자 회담 주목

박진(왼쪽)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양자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박진(왼쪽)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양자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 회의에서 아세안 외교장관들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번 아세안 회의는 미중이 아세안을 무대로 치열한 세 대결에 나서 주목받았다. 한중 고위급 외교 대화가 재개돼 단절된 양국 관계 복원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13일 공동 성명을 내고 전날 있었던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우리는 아세안 주도의 회의에서 (북한의) 이러한 행동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ARF의 회원국으로서 북한도 역내 평화와 안보, 안정 증진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재확인했다"며 "우리는 북한이 긴장 완화를 위한 조치를 취하고, 비핵화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안정 실현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포함해 관련 당사국 간의 평화적 대화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아세안 장관들은 또 "우리는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준수와 국제법 준수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다"며 "우리는 ARF와 같은 아세안 주도 플랫폼의 활용을 포함해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음을 재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위원이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위원이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회의에서는 미중 간 외교전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미중의 외교라인 1인자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은 이날 자카르타에서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9일 베이징에서 만난 두 사람은 24일 만에 재회한 것이다. 친강 중국 외교부장의 건강 이상으로 인해 왕 위원이 ‘대타’로 아세안 회의에 참석하게 되면서 블링컨 장관과 왕 위원이 다시 마주 앉는다.

블링컨 장관과 왕 위원은 최근 고위급 소통을 이어가며 안정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미중 관계를 점검하고 북한 핵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안보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의 대중국 고율 관세와 첨단 반도체 장비 중국 수출 통제, 중국의 미국 반도체업체 마이크론 제재와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 등 상대를 겨냥해 채택한 것으로 보이는 조치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채 치열한 논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중 전략 경쟁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남중국해에서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 현안을 안고 있는 동남아 각국 외교장관들을 상대로 치열한 외교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 위원 간 양자회담도 추진됐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블링컨 장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등의 연쇄 방중으로 ‘대화 있는 갈등기’로 접어든 상황에서 한중 간에도 고위급 소통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양국 모두 일정한 공감대가 이뤄진 덕분으로 보인다. 이들의 회담은 올해 들어 사실상 중단 상태였던 양국 간 고위급 외교 대화를 복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을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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