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도 곧 어민과 면담… 다음 달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강행 의지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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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어협 회장 직접 만나 설득
소비 캠페인 등 전방위 홍보전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지난 14일 언론인들에게 오염수 방류 설비를 보여주는 등 홍보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AP연합뉴스연합뉴스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지난 14일 언론인들에게 오염수 방류 설비를 보여주는 등 홍보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AP연합뉴스연합뉴스

다음 달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앞두고 일본 어민들은 다시 한 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특히 오염수 방류 충돌로 일본 정치인들의 중국 방문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다음 달 오염수 방류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어민 단체 대표인 사카모토 마사노부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지난 14일 도쿄에서 만난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에게 “현 시점에서는 처리수의 해양 방류를 반대한다는 입장이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카모토 회장은 니시무라 경제산업상과 면담 이후에도 “과학적인 안전은 어느 정도 이해했지만, 사회적인 안심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니시무라 경제산업상은 이날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과 소문 피해(풍평 피해) 대책을 설명하기 위해 20여 일 만에 다시 사카모토 회장과 면담했다. 앞서 니시무라 경제산업상은 지난 11일에도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를 찾아가 오염수 방류가 불가피하다는 뜻을 전했지만, 노자키 데쓰 후쿠시마현 어협회장은 방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오염수 방류 여파로 일본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연당인 공명당 고위급 인사의 중국 방문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지지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는 최근 중국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이와 관련 공명당의 한 간부는 “중국 수뇌부의 의향이 작용한 듯하다”며 오염수 문제가 중국 방문의 걸림돌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어민의 반대와 중국과의 충돌에도 일본은 다음 달 오염수 방류를 강행하기 위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까지 나서 어민들을 만나 설득하는 등 전방위 설득과 홍보전을 펼친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오는 19일 중동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뒤 이르면 이달 중 전국어협의 사카모토 회장과 면담할 것으로 알려진다. 또 원전 소관 부처인 경제산업성은 지난해 12월 수산물 소비 확대를 위해 민·관 합동으로 구성한 ‘산리쿠·조반 수산물 네트워크’의 제2차 캠페인을 9월 30일까지 진행한다. 산리쿠·조반은 태평양에 면한 후쿠시마현, 미야기현 등 혼슈 동북부 도호쿠 동쪽 지방을 지칭한다.

이와 함께 경제산업성과 외무성 등 일본 정부 당국자들은 오는 19일 일본에 주재하는 언론인을 상대로 IAEA 검증 결과를 설명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기시다 총리가 오염수 방류 시작 시점을 언제로 정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2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문한 리투아니아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름 무렵에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겠다는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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