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7월 국회 일정도 ‘올스톱’… 기약 없는 우주항공청법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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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취임 후 여야 극과 극 대치
박완수 지사 국회 설득도 안 먹혀
횟집 회식 싸고 감정싸움 격화
상임위 논의 진전 없이 파행 지속
“연내 설립해야 되는데” 속타는 경남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장제원 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위원들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직접 고른 해산물로 식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장제원 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위원들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직접 고른 해산물로 식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 지역 숙원 사업인 ‘우주항공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이하 우주항공청 특별법)이 7월 국회에서도 처리 여부가 불투명하다. 법안 처리를 전제로 연내에 사천 지역에 우주항공청을 반드시 띄우겠다는 경남도로서는 난감함 상황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우주항공청 특별법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보이지만, 세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무엇보다 관련 상임위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여야 갈등으로 계속 파행되면서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과방위원장인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지난달 취임 직후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최우선 처리 법안으로 꼽으면서 민주당이 7월 내 법안 처리에 우선 합의해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현안질의 등 상임위를 가동하겠다는 입장을 펴고 있다.

민주당은 “엉뚱한 요구”라면서 7월 처리에 동의하지 않은 채 장 위원장에 대한 비난전을 펼치고 있다. 친윤(친윤석열) 실세로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속히 관철시키려는 장 의원과 이에 끌려가지 않으려는 민주당과의 신경전이 녹아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상임위에 상정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아 ‘졸속 입법’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 경남 사천 입지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방송법 등 여야 이견이 격렬한 법안들의 처리를 둘러싼 양측의 수싸움도 가미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법안 지연에 속이 탄 박완수 경남지사가 지난 11일 국회를 직접 찾아 여야 원내 지도부와 과방위원들을 직접 접촉하며 초당적 협력을 요청하는 건의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당시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우주항공청 설치에 대한 이견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후 상황은 별반 바뀐 게 없다. 대신 여야 간 감정 싸움을 촉발하는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지난 3일 장 의원을 비롯해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이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국내산 수산물로 회식을 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안전하다’는 뜻을 전하기 위해서라면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드시는 것이 이치에 맞다”며 “방류를 찬성하는 국민의힘조차 일본산 수산물의 안전성을 믿지 않는다는 증거 아니냐”고 비난했다. 이에 장 의원도 “우리나라 어민들을 도우러 갔는데 일본 수산물을 사 먹으라는 말이냐. 어이가 없다”며 “일본산 수입 생선 안 먹는다고 비난하는 민주당 대변인은 일본 대변인이냐”고 맞받았다.

상임위 논의에 전혀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장외 비방전이 계속되면서 당분간 과방위 파행 사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여야의 극한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 8월 국회 ‘하한기’ 이후로 법안 심사가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법안 처리가 다소 지연되더라도 6개월인 공포 시점을 ‘조정’할 경우 소요 시간을 줄여 연내 개청을 밀어붙이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여야가 조만간 법안 심사에 합의를 하더라도 민주당이 우주항공청 설치 대신 우주전략본부를 설치해야 한다는 대체 입법을 내놓은 데다, 입지 문제에 대해서도 원점 재검토 기류가 있다는 점에서 심사가 속도를 내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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