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치료 받은 몽골 소녀, 의사 꿈 키워 간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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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대동병원서 손목 수술
오트건람 씨, 환우의 밤서 재회
현재 몽골 최고 의대 재학 중

지난 7일 몽골 울란바토르의 코퍼레이트 호텔에서 ‘부산 의료기관 방문 환우의 밤 행사’가 열렸다. 왼쪽부터 대동병원 김영준 국제진료센터장, 오트건람 씨, 오트건람 씨의 어머니, 박상희 국제진료센터 팀장, 이수정 몽골통역사. 대동병원 제공 지난 7일 몽골 울란바토르의 코퍼레이트 호텔에서 ‘부산 의료기관 방문 환우의 밤 행사’가 열렸다. 왼쪽부터 대동병원 김영준 국제진료센터장, 오트건람 씨, 오트건람 씨의 어머니, 박상희 국제진료센터 팀장, 이수정 몽골통역사. 대동병원 제공

“저는 꼭 의사가 되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거예요.” 2017년 부산을 찾았던 14살 몽골 소녀가 당차게 말했던 다짐은 2023년 현실이 돼 있었다.


지난 7일 몽골 울란바토르의 코퍼레이트 호텔에서 ‘부산 의료기관 방문 환우의 밤’ 행사가 열렸다. 부산 의료기관을 방문했던 환자와 부산 의료기관에서 연수를 받았던 의료진 등 70여 명이 참석해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반가운 악수와 인사가 오가는 가운데 행사장 안으로 몽골인 오트건람(21) 씨 모녀가 들어서자 눈물바다가 펼쳐졌다. 대동병원 박상희 국제진료센터 팀장과 모녀는 서로 끌어안고 눈물을 펑펑 흘렸다. “몽골 시골 꼬마가 진짜 의사가 될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어요. 너무 기특해서 눈물이 납니다.” 오트건람 씨의 어머니는 “병원 팀이 몽골에 온다는 연락을 받고 며칠 전부터 잠도 못 잘 정도로 눈물이 나고 기다려졌다”고 기쁨을 표했다.

오트건람 씨는 2017년 대동병원 정형외과에서 수술을 받았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빙판길 낙상사고로 왼손 팔목이 부러졌지만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해 손목이 ‘기역’자로 꺾인 채 살다가 열네 살 때 부산시와 대동병원이 공동 진행한 나눔의료 사업 대상자에 선정됐다. 사고 후 오래 방치된 탓에 손가락까지 완전히 자유롭게 쓸 수는 없지만 수술 후 손목을 펼 수 있었다.

오트건람 씨는 “수술 후 한여름에도 반팔옷을 입는 등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현재 오트건람 씨는 울란바토르 메디컬 사이언스 의과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이다. 몽골 현지 통역사는 “울란바토르 의대는 한국으로 치면 서울대 의대에 비교할 만큼 들어가기 어려운 대학이다”며 “특히 수도가 아닌 시골에서 공부했다니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트건람 씨는 1년 전 가족이 울란바토르로 이사 오기 전까지, 울란바토르에서 1500km 떨어진 자브항이라는 곳에 살았다.

오트건람 씨는 2023년 또 다른 계획을 말했다. “석사와 박사 과정도 꼭 한국에서 밟을 거고요, 의사 연수도 한국에서 받을 거예요.”

울란바토르(몽골)=김동주 기자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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