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수순 한국국제대… 학생만 ‘막막’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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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은 ‘나홀로 졸업’ 처지
1~3학년은 편입학 ‘뿔뿔이’
타 대학 받아줘도 적응 애로

한국국제대가 폐교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의 진로가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국제대가 폐교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의 진로가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학교법인 일선학원 파산에 따라 한국국제대학교가 폐교 수순에 들어갔다. 학교 건물 활용과 빚 청산 등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남은 학생들의 진로가 가장 시급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18일 한국국제대 등에 따르면 대학은 현재 법원에서 선임한 파산관재인이 운영하며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학이 폐교되면 학생들은 인근 대학 유사·동일학과로 특별 편입된다. 다만 4학년이 졸업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폐교 시기는 내년 2월로 조정된다.

실제 지난해 폐교한 전남 광양시 한려대학교를 보면 4학년 학생들은 졸업까지 마쳤고, 1~3학년은 겨울방학 동안 인근 지역 대학으로 편입학했다. 한국국제대 역시 비슷한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현재 한국국제대 재학생은 490여 명으로, 휴학생 190여 명을 포함하면 700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졸업을 앞둔 4학년들은 졸업장은 받지만, 사실상 취업에 대한 지원은 기대하기 어렵다. 심지어 간호학과 등 일부 학과의 경우, 강의할 교수가 없어 졸업학점을 채우지 못해 국가고시 응시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별편입학을 하는 1~3학년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폐교 시기가 어느 정도 확정되면 교육부는 재적 학생들에 대한 확인 절차에 들어간다. 그런 뒤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별편입학 등 진학 의사를 묻게 되는데, 재학생은 그나마 낫지만 해외유학 중이거나 군에 입대한 휴학생들은 의사 확인조차 쉽지 않다. 여기에 특별편입학이라고 해도 무조건 본인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원칙적으로는 인근 대학의 유사·동일 학과로 보내도록 돼 있지만 결국 해당 대학에서 학생을 받아줘야만 갈 수 있다.

정원을 넘어서거나 할 경우 편입학 자체가 성사되지 않을 수 있는데, 교육부의 적극적 협의가 필수적이다.

여기에 편입학한 학생들의 적응 문제도 남아있다. 그동안 제대로 된 수업이 진행되지 않은 데다 다른 대학에 곧바로 진학할 경우 수업 따라가기도 쉽지 않다. 낯선 환경에서 친구 없이 지내야 하는데 공부까지 어려움을 겪다 보니 적응에 애를 먹을 수밖에.

실제 폐교로 인한 특별편입학 이후 휴학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은데, 이에 대한 교육지원정책은 전무한 상태다. 교육부 관계자는 “향후 폐교가 되면 특별편입학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적응을 위한 프로그램은 갖춰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1978년 진주여자실업전문학교로 개교한 한국국제대는 이후 진주전문대학을 거쳐 2003년 4년제 한국국제대로 승격했다.

유아교육과와 특수교육과, 간호학과, 경찰·소방행정학과 등 실용학과를 중심으로 인재를 배출해왔지만, 2018년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되면서 정부 지원이 끊겼다. 이후 재정난이 가중된 한국국제대는 미납된 공과금과 체불 임금이 110억 원을 넘겼고, 결국 법원이 학교법인 파산을 선고하면서 본격적인 폐교 절차에 들어갔다. 경남지역 대학 가운데 문을 닫는 첫 사례다.

글·사진=김현우 기자 khw82@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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